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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매치플레이 출전 스타들…˝체면만 구겼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05 05:36

수정 2014.11.07 16:49


“내 앞에서 매치플레이 ‘매’자도 꺼내지 마시오”.

한 수 아래의 하위 시드 선수들에게 일격을 당한 스타 플레이어들이 속속 짐을 꾸려 귀국길에 올랐다. 고개를 떨구고 공항으로 향하는 선수들은 “골프가 그런 것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신년 초에 당하는 패배라 솔직히 충격이 크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한 선수는 “그래서 이 먼곳까지 오지 않을려고 했는데 거액(100만달러)에 눈이 멀어 처자식과 달콤한 휴가도 팽겨쳤다”며 뒤늦게 후회했다. 마크 맥널티에게 일격을 당해 짐을 싼 스튜어트 싱크는 “단 한 게임을 치르고 돌아가기에는 너무 먼 길을 왔다”고 아쉬워 했다.

24번 시드의 필립 프라이스는 태어난 지 2주밖에 안된 아들을 두고 호주까지 달려왔지만 41번 시드의 앤드루 콜타트에게 1회전에서 무너져 항공료 등 경비를 빼고 사실상 빈 손으로 돌아갔다.

1회전에서 탈락한 선수들은 2만5000달러만을 수중에 넣었다.

이것으로 왕복항공료와 숙식비는 해결됐지만 하위권 선수들에게 졌다는 자괴감에 시즌 오프기간중 크리스마스와 새해로 이어지는 가족과 최고의 휴식을 포기했다는 생각에 얼굴이 어두웠다.


이번 ‘하위권 반란’에 희생된 톱프로들은 2번 시드의 핼 서튼을 비롯해 비제이 싱(3번 시드), 더피 왈돌프(시드 16번), 존 휴스턴(8번 시드), 데이비드 톰스(9번 시드), 커크 트리플렛(12번 시드), 스튜어트 싱크(6번 시드), 봅 메이(11번 시드) 등.

하위권 반란에서 아직까지 살아남은 선수는 톱시드의 어니 엘스와 톰 레이먼(4번 시드)에 불과하다.


관심을 끄는 것은 일본의 시게키 마루야마(시드 22번)와 토루 다나구치(시드 30번)가 16강전에 진출한 것. 특히 다나구치는 32강전에서 비제이 싱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추풍낙엽이 된 이들은 집에도 들리지 못하고 다음주 시즌 2번째 대회로 열리는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에 참가하기 위해 하와이로 날아갔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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