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벤처와 기업윤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05 05:36

수정 2014.11.07 16:48


지난 해부터 불어닥친 벤처열풍은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아래에서 어려움을 겪던 우리경제에 새로운 활로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했다.그러나 자체 수익모델을 확실하게 구축하지 못한 상황에서 재벌을 흉내내는 문어발식의 사업확장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등 문제점이 속출하면서 거품론이 제기됐다.코스닥 활황으로 거액을 투자받은 일부 벤처기업들은 기술개발과 마케팅에는 소홀하면서 다른 벤처기업의 투자에만 열을 올리는 ‘머니게임’에 빠지기도 했다.

그 동안 정부는 전통산업은 구조조정, 그리고 첨단산업은 벤처육성을 통한 국제경쟁력의 제고라는 두가지 축의 정책기조를 유지해왔다.또한 e비즈니스의 확산과 전통산업과의 접목을 통해 우리의 산업체질을 디지털화하고 신경제로 진입함으로써 국내경제의 발전과 활성화를 이룰 것을 목표로 하여 왔다.

그러나 벤처기업의 거품붕괴 이후 e비즈니스 산업이 침체일로에 빠져들어 정부의 정책은 상당한 차질과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이러던 때에 최근 민간주도의 e비즈니스 연합회를 발족해 민관의 협력을 통해 e비즈니스의 활성화를 꾀하기로 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e비즈니스 기업인 연합회는 한국전자거래협회, 인터넷기업협회, 전자상거래연구조합 등 B2B, B2C, 전자무역, 네트워크, 인증, 물류, 콘텐츠, 솔류션 등, e비즈니스 산업 전반을 대표하는 전국의 3000여 업체 및 단체와 협회가 참여하여 명실공히 국내전자상거래와 인터넷 및 정보통신분야 기업인들의 대표기구가 되는 셈이다.

새로 출범하는 e비즈니스연합회는 관련기업 및 단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권단체가 아니라 바야흐로 이제 막 신경제로 진입하려는 우리경제와 기업의 도덕성을 회복하는 역할을 하여 새로운 기업문화의 정착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최근 젊은 벤처기업인들의 불법행위와 도덕적 불감증은 가뜩이나 침체에 빠진 우리경제와 사회전반에 커다란 혼란을 끼쳤다.연합회 차원의 윤리강령을 제정하고 강력한 자율규제를 통하여 이를 실현함으로써 우리기업도 높은 도덕성과 투명성을 갖출 수 있다는 모범을 벤처기업들이 먼저 보여주기 바란다.기업의 윤리는 우리나라가 신경제로 진입하고 선진사회로 도약하기 위한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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