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後3金1李 구도…사실상 대권 전초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07 05:37

수정 2014.11.07 16:46


김대중 대통령(DJ)과 김영삼(YS) 전대통령, 김종필(JP)자민련 명예총재 그리고 이회창(HC) 한나라당총재가 새해 벽두부터 서로 물고 물리면서 정국이 ‘후(後) 3김·1이’의 정치지형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수회담에서 이 총재에게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청와대와 민주당은 분노한 가운데 안기부 자금 사건과 관련해 이총재에게 칼끝을 겨누기 시작했고 한나라당은 전면 대응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안기부 자금 수사로 검찰의 표적이 되고 있는 김전대통령은 김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고 이와중에 ‘의원 꿔주기’에도 불구하고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는 한나라당과 이 총재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이처럼 새해들어 두드러진 특징은 ‘DJP 공조’ 관계가 복원되고 DJ-HC, DJ-YS 및 JP-HC관계가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각기 지역기반을 갖고 있는 이들 4자간에 조성되고 있는 미묘한 역학관계는 앞으로 차기 대권경쟁 등을 감안할 때 복잡한 양상으로 발전할 소지가 크다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나아가 여야간 정국주도권 다툼, 오는 2002년 대선을 겨냥한 대권 예비주자들의 치열한 물밑 경쟁 등과 맞물려 여러 세력간에 다양한 연대와 제휴, 합종연횡의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정국구도는 DJ-JP와 HC의 정면 대결양상으로 치달을 공산이 높다.

자민련 교섭단체 무산으로 그간 다소 애매한 태도를 취해온 JP가 이번 ‘부산 구상’을 통해 DJ와 다시 확실히 손잡고, HC와는 선을 긋겠다는 분명한 의사표시를 했기 때문이다. 상황논리를 대입할 경우엔 DJ-JP의 공고한 연대에 맞서 YS와 HC의 협력구도를 상정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총재를 ‘인간도 아니다’라고 몰아붙였던 YS의 경우 HC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는데다 장기적으로는 향후 대권구도를 의식, JP와의 관계개선에 더 무게를 둘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JP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 DJ와 YS를 화해시키고 ‘반 이회창 연대’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물론 그간의 김 대통령과 YS간의 관계에 비추어 DJ와 YS가 다시 손을 잡는 상황을 가정하기란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지금의 상황이 지난 97년 대선 전의 4자 각축전과 비슷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을 2년 앞둔 상황에서 ‘정치 9단’들의 기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향후 ‘정치의 계절’이 만개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 kreone@fnnews.com 조한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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