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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경영의 현장에서④현대자동차]외국경영기법 무장 해외 공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08 05:37

수정 2014.11.07 16:46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전문그룹으로 출범하는 올해 남다른 의미가 있다. 현대 그룹에서 완전 독립한 뒤 맞는 첫 해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올해 내수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고품질 경영을 통한 수출확대로 세계 5대 자동차메이커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미국 경제의 하강으로 해외자동차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 176만대의 수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안팎으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대차는 회사경영전반을 세계기준에 맞도록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수익성 위주의 품질경영 등 선진경영체제를 구축,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를 통한 경영의 투명성 확보=그동안 현대는 ‘전통 산업’의 대명사로서 선진경영시스템은 다른 그룹에 뒤처져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회사의 주요 결정 사안들이 오너 일가와 일부 가신들에 의해 결정되는 등 의사결정 구조가 지극히 후진적이었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그러나 그룹 분리이후 현대차는 세계적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회사 경영전반을 ‘세계 기준’, 즉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고 그 핵심인 투명경영으로 가고 있다.


이와관련해 현대차는 지난해 6월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선진국 수준에 맞는 의사결정시스템 구축을 마련했다. 사외이사는 구성원 8명중 외국인이 2명으로 국내 대기업중 외국인 비율이 가장 높다. 대주주인 다임러의 경영 참여에 따라 경영의 투명성도 자연스럽게 확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지난해 북미·유럽·동남아 등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여는 등 IR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선진경영을 한국적 기업문화로 바꾼다=미쓰비시는 지난 74년 현대차와 기술협력을 체결, 현대차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주요 파트너였으나 현재는 기술력에서 현대차에 추월당했다. 현대차가 스승격인 미쓰비시를 앞지른 것이다. 현대차는 다임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다임러의 기술과 선진경영 노하우에다 기아자동차를 회생시킨 경험을 접목시킴으로써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양사 제휴의 핵심인 월드카 개발도 현대차 브랜드 가치를 한단계 격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문경영인 체제와 오너경영체제가 대립적 관계를 형성하는 게 아니라 상호 장점을 흡수해 가면서 융화되는 모습을 추구하고 있다. 개방적·수평적 위계구조, 전문경영인의 역할증대, 사업성·수익성 위주의 경영 등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또 세계 빅5 메이커의 벤치마킹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연구소와 공장에서 선발된 250명의 ‘변화 추진자’를 선발, 미국과 독일·일본의 각 자동차 제조사 및 부품업체, 딜러점 등에 파견했다.

◇수익성 위주의 견실경영=“흑자 내고 일자리 만들어내는 것이 최고의 경영이다.” 정몽구 회장의 경영관이다. 정 회장은 올해 사업계획을 수출확대로 잡았다. 물량도 늘리겠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차량을 많이 수출해 수익성을 높일 생각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인식아래 수익성과 현금창출 능력을 높여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등 내실경영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소형차 위주의 수출전략에서 벗어나 수익성이 높은 고급차를 수출시장에 대거 진출시킨다는 계획이다.
품질과 수익성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게 현대차의 올해 목표다.

/ kubsiwoo@fnnews.com 조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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