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경총,올 노사전망]勞使 ´살얼음판´ 예고

이민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10 05:37

수정 2014.11.07 16:42


주요 기업 인사노무담당임원들의 올해 노사관계 전망이 지난해와 확연히 달라졌다. 경총의 지난해 조사에서는 노사관계 불안을 부추기는 가장 큰 요인은 ‘경기회복에 따른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및 근로조건 상향조정 요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올해는 경제위기탓에 ‘고용보장을 위한 구조조정 반대 투쟁’과 ‘법제도 개선요구 관철 투쟁’이 한층 강도높은 형태로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조조정 반대 투쟁 확산될 것=조사응답자의 83.9%가 올 노사관계가 ‘평행선’을 그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분규나 불법분규도 당연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는 미진한 금융·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과 마무리되지 못한 노동법 제도 개선,2002년으로 임박한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노조의 세력 재편 움직임,비정규직의 정규직 요구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배경이 깔려있다.


올 임·단협에서 노조가 중점적으로 요구할 사항이 무엇인지 예상하는 내용도 고용안정(27.4%)이 수위를 차지했다. 이어 근로시간 단축(20.4%),임금인상(17.7%),노조전임자 유지 등 노조강화를 위한 협약체결 요구(14.0%),비정규직 정규직화(7.0%)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에 임금인상이 28.1%,고용안정이 24.5%,노조전임자 인정이 17.0%였던데 비해 변화가 뚜렷한 것이다.

◇공기업은 불안의 ‘복병’=노사관계 불안 부문은 공기업이 59.7%로 압도적이었다. 정부가2001년 2월까지 이 부문의 구조조정을 끝낸다는 방침을 천명한 바 있어 반대투쟁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어 14.5%는 전체기업에 골고루 분포될 것,11.3%는 금융업,8.1%는 대형제조업을 꼽았다.

올 인금인상(통상임금 기준) 수준은 4∼6%가 40.3%로 가장 많았다. 1∼3% 수준은 27.5%, 동결은 16.1%,7∼10% 수준이 12.9% 순으로 조사됐다. 2000년 협약 임금 상승률인 7.7%보다도 훨씬 낮아진 것으로 경제상황 악화에 따라 임금인상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선호하는 교섭형태는 기업별 교섭이 95.2%를 차지해 교섭은 노사당사간에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조정 하겠다”…43.6%=고용조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56.4%가 고용조정 계획이 없다고 답했으나 43.6%는 고용조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재배치 및 전환과 명예·희망퇴직 활용이 각각 44.4%를 차지했고,정리해고·비정규직 채용·사업매각 등도 고려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기업들이 내부인력 활용 극대화를 통해 고용조정을 최소화하겠지만 명예퇴직과 희망퇴직 등의 방법으로 인력도 줄이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


노사문제에 대한 애로점은 법제도의 불합리성이 38.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노조의 투쟁지향적 성향이 37.1%,상급노동단체의 개입이 11.3%로 나타났다.
경총은 “노사관계 안정을 위한 경영계의 효율적 대책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쓰기 위해 조사를 진행했다”며 “경제상황 침체로 고용보장이 노사간 최대 핫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요약했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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