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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회장단 회의]˝과잉설비 추려내자˝

이민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11 05:37

수정 2014.11.07 16:40


11일 열린 전경련 정례 회장단 회의의 화두는 경제회생방안에 집중됐다.회장단은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강력한 자율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데 견해를 모았다.큰 뼈대가 구조조정과 경제활성화에 맞춰진 가운데 정보기술(IT)산업육성, 국내외 경제전망, 금융개혁, 남북경협,기업지배구조개선 등에 관한 견해도 쏟아졌다.

회의에는 회장단 20명 가운데 오랜만에 이건희 삼성회장이 모습을 드러내는 등 총 11명이 참석해 회의다운 모양새를 갖췄으며, 경제현실과 경영전반에 대한 폭넓은 대화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단은 이날 “업계가 구조조정을 솔선해야 한다.불황 및 과잉시설을 추려 구조조정을 하도록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시장서 인정받지 못하고, 신용도 회복하지 못하면 구조조정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 없다는 말도 나왔다.정부가 밝힌 7대 업종 구조조정과 궤를 같이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조조정 대상으로는 섬유·철강·석유화학 등이 우선 도마에 올랐다.손병두 상근부회장은 “자발적 구조조정을 해야 하며, 전경련 사무국서 가닥을 잡는 작업을 하기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손부회장은 특히 석유화학부문의 조정이 꾸준히 추진돼 가시적 성과수준에 이르렀음을 내비쳤다.

구조조정은 업계가 주도해야 하지만 힘이 부침으로 도산3법, 상시퇴출제도, 구조조정을 위한 금융지원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대안’도 제시됐다.

노동부문과 관련해서는 “법과 질서가 존중되어야 하며, 노동계가 경영과 인사권을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대통령의 말씀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원칙이 준수되는 가운데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실업자가 양산되는 게 아니라 결국 고용이 확대될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회장단은 특히 30만명에 달하는 신규대졸인력의 취업난에 심각성을 표시하고 “정보산업을 국가미래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면 연간 10만명에 달하는 고용효과를 얻을 것”이라며 적극적인 추진의사를 표명했다.일본이 연간 3만명을 수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수요도 풍부하다는 사례도 나왔다.

회장단은 또 “금융부문 개혁이 조기에 완료돼 기업금융시스템이 하루빨리 복원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자”고 말했다.남북경협은 남북이 상호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행하되, 북한의 인프라시설 구축을 위해 전경련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서 추진중인 ‘남북한 산업지도’의 작성을 구체화하자는 주문도 사무국에 내놓았다.

기업지배구조개선은 정부에 좀 더 ‘탄력성’을 발휘할 것을 요청했다.“선진국처럼 기업이 구조조정과정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해달라.” “지주회사를 희망하는 기업은 쉽게 길을 터줘야 한다”는 발언이 그것이다.환율과 금리·실업문제에 대한 해외경제전망도 화제로 올랐다.손부회장은 “기업금융전담회사는 선진국의 예를 연구·검토해 대안을 모색키로 했다”며 “정부에 공동운영하자고 제의한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의 설치가 받아들여질 경우 이를 창구로 삼아 다양한 대정부건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설명 : 이건희 삼성 회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월례사장단 회의 참석을 위해 회의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김철한기자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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