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비판의 목소리 빼앗지 말아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12 05:38

수정 2014.11.07 16:39


지금은 시기적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을 맞고 있기 때문에 국민경제가 회생의 바른 길을 잡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경제상황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거나 정부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내는 것이 국민경제의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시기일수록 정부는 경제주체들의 다양한 소리를 경청하는 인내와 슬기를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내놓는데 대해 경제정책 당국이 매우 거북해하고 언짢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불편한 심기표출의 정도를 지나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연구소들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거나 심지어는 해당 연구원에게 불이익을 주도록 종용한다는 보도를 접할 때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민간경제연구소의 사정이 이럴진대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는 국책연구소의 사정은 가히 짐작할 만한 일이다.정부가 경제연구소 본래의 역할을 외면하고 기능을 저하시키는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민간경제연구소의 견해가 적극적으로 개진되고 자유롭게 정부에 전달되어야 하는 이유는 비단 민간연구소의 독립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차원의 문제만은 아니다.

민간경제연구소는 국민경제의 가장 중요한 경제주체인 기업과 시장의 입장에서 경제상황을 관찰해 정책에 대한 시장의 반향을 보다 현실감 있게 전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이런 이유로 정부는 정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이들의 비판적인 견해를 일부러 청해서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경제의 앞날이 불확실한 지금은 정책당국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상황과 정책의 효과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민간경제연구소의 비판의 목소리에 자갈을 물리는 일은 경제실상에 대해 왜곡된 진단을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외부로부터의 아픈 지적이 정부정책의 신뢰와 정책수행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지 않고서는 올바른 정책이 나오기 어렵다.지금이야말로 정책당국이 해야 할 일은 다양한 비판의 목소리를 선별해 효과적으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을 쌓아 정책역량을 키우는데 힘을 기울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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