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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정의·투자전략]포트폴리오 구성 전세계에 투자

서정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12 05:38

수정 2014.11.07 16:39


외국인 투자자들이 1조5000억원 이상 주식을 순매수하며 1월 연초 랠리를 이끌고 있다. 미국 금리인하로 촉발된 외국인 매수세는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며 종합주가지수를 연초대비 15%이상 끌어올렸다. 최근 우리 주식시장을 이끌고 있는 주체가 외국인이다보니 투자자들은 그 어느때보다 외국인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외국인 매수자금의 성격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금비중이 높은 중장기 뮤추얼펀드 자금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며 투자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또 한편에서는 환차익과 단기랠리를 겨낭한 헤지펀드 자금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는 헤지펀드와 그 중 하나인 엔캐리트레이드란 과연 무엇인가.

◇헤지펀드란=헤지(Hedge)란 원래 위험 회피를 의미하지만 헤지펀드는 위험회피보다는 투기적인 성격이 강한 펀드다.
헤지펀드는 주식·채권·달러·금 등 투자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사모방식으로 자금을 모은 후 원금의 몇배에 해당하는 자금을 차입해 몸집을 불린후 파생상품에 투자함으로써 투자규모를 늘리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소수투자자를 대상으로 모여진 자금이므로 미국 증권관리위원회의 등록이나 공시의무가 상대적으로 미약하다.

세계금융시장 활성화와 함께 투자규모가 확대돼 온 헤지펀드는 국제금융시장을 교란시키는 주요 세력으로 꼽히면서 국제시장에서 비중이 크게 줄어 들고 있다. 또한 지난해 이후 주가 하락으로 큰폭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펀드 해체도 잇달았다.

지난해 3월 세계 2위의 규모를 자랑하던 타이거펀드가 해체됐으며 6월에는 헤지펀드계의 큰손 소로스가 다시 활동을 재개하며 투자방식을 보다 보수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헤지펀드는 개인적인 투자수단이기 때문에 정확한 규모나 운영실적에 대한 자료는 없으나 헤지펀드전문조사기관인 타스인베스트먼트 리서치에 의하면 약 3000개의 헤지펀드가 약 3000억∼400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헤지펀드의 투자전략=헤지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위해 다양한 투자전략을 사용한다. 그중에는 시장중립형, 글로벌 매크로, 사상견인형, 펀드오브펀드즈 등이 있다.

시장중립형은 독자적인 기준을 통해 비교적 비싸다고 판단한 주식을 공매도하고 싼 종목을 구입하는 전략이다. 글로벌 매크로는 조지 소로스등 유명 헤지펀드들이 채용하는 투자전략으로 전세계 국가의 주식?^채권등에 포트폴리오을 형성해 투자한다.

사상견인형은 기업의 합병 및 도산 등 특정한 사건이 일어났을 경우만 해당기업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전략이다. 펀드오브펀드즈는 스스로 투자운용에 참가하지 않고 다른 투자전략을 취하고 있는 복수의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헤지펀드의 엔캐리트레이드=유럽 각국의 통화가 유로화로 단일화되면서 헤지펀드들의 투자기회가 축소돼 엔화, 유로화 그리고 주식만이 주요투자 수단이 되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올해 들어온 외국인의 매수세가 헤지펀드의 엔캐리트레이드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이란 일본에서 싼 금리로 자금을 빌린 후 엔화 영향권에 있는 주식을 사들임으로써 엔화약세에 따른 환차익과 주식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자금을 말한다.

임송학 교보증권 투자분석팀장은 “국제유동성의 증가세 반전이나 펀더멘털의 개선조짐이 아직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수세는 엔캐리트레이드 등을 통한 투기적인 성격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팀장은 또 현시장을 약세장속에 외국인 매수에 의한 단기랠리로 규정하고 외국인 순매수 자금은 미국의 추가금리 인하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기 시작할 1월말이나 2월초가 외국인 매수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 hwani9@fnnews.com 서정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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