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차 빅딜―시멘트]˝빅딜 회의적…감산에 공감˝

이민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16 05:39

수정 2014.11.07 16:36


‘건설의 동맥’인 시멘트산업은 외환위기이후 건설경기가 곤두박질치자 가동률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떨어진 가동률을 만회하고, 내수의 어려움을 뚫기 위해 수출에 나선 것은 이런 사정을 잘 반영한다.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생산설비 과포화로 재고가 줄지 않는다는 점.업계는 그동안 주력업종 전환, 부동산 처분, 외자유치 등 몸집을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나름의 자구책을 기울였다.그러나 내실있는 성장성을 도모하기에는 역부족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가동률 70%선…시설은 과포화=국내 시멘트 업체의 생산능력은 6200만t수준.반면 수요는 4800만t, 수출은 500만t수준에 머물고 있다.가동률은 97년 91.8%였으나 98년 69.8%로 급감했고 99년 70.8%, 지난해 1∼9월에는 71.0%를 간신히 유지중이다.96년까지 83만6000t 수준이었던 재고물량은 97년 178만t으로 껑충 뛰었으며 2000년 연말 현재에도 131만t을 갖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된 것은 건설업 부진도 원인이지만 포화상태에 이른 생산시설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업체들이 호경기만을 예상해 외자까지 끌어들여 생산설비 확충에 나선 게 ‘화’를 불렀다는 얘기다.속사정을 엿볼 수 있는 사례가 성신양회의 설비매각.오래전부터 단양공장을 ‘도마’에 올렸지만 팔리지 않고 있다.

업계 1위인 쌍용양회가 자동차사업, 2위인 동양메이저가 금융계열사의 부담을 떠안게 된 것도 시멘트경기의 어려움을 가중시킨 요인중의 하나로 꼽힌다.

업체들도 이런 탓에 지난해부터 ‘변신’을 모색해 왔다.동양이 인터넷지주회사를 선언하고 드라이모르타르 생산시설인 함안공장 매각, 토지와 건물, 기계 등 고정자산 2904억원 처분 등을 단행했다.성신도 코리아정공㈜ 지분과 울산 매암동 공장용지, 서울 월계동 유통기지의 매각 조치를 끝냈으며 쌍용도 쌍용정보통신 매각을 사실상 마무리했다.그러나 ‘발등의 불을 끄느라 급급했다’는 표현이 적합했다.

◇공동 감산노력 기울여야=구조조정대상에 시멘트업종을 포함시킨 점에 이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한일과 아세아 등 경영상태가 건실한 업체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을 거둔 점을 볼때 구조적으로 ‘메스’를 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른바 ‘빅 3’로 통하는 쌍용·동양·성신양회가 힘이 부친 판국에 자율빅딜이 가능하겠느냐”며 “감산은 모르겠지만 공동폐기는 외국서 끌어들인 자본이 물려 있어 힘들 것”이라고 회의적 시각을 내비쳤다.

강종림 대우증권 연구원은 “설비매각도 매수자가 없는 상황에서 업체끼리의 빅딜은 무리일 것”이라며 “일본 시멘트업계가 공동으로 생산량을 1500만t 줄인 것처럼 감산외에 당장 뾰족한 방안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번 기회에 생산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들린다.보수적인 시멘트업종 특성상 획기적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업계 전체의 성장시스템을 도모하는 구조조정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논리다.증설로 남아도는 설비의 공동폐기, 채산성이 떨어지는 공장의 폐쇄, 인수·합병, 품질의 고급화를 통한 수출확대전략 도모가 주된 내용이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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