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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경영의 현장에서―삼성물산] 부채비율 3년만에 187%로 줄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16 05:39

수정 2014.11.07 16:36


삼성물산은 명실공히 국내 1위 종합상사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업계 1위라는 명성에 아무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세계 유수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계열사의 수출물량을 등에 업고 매출을 늘리는 것도 이제는 기업가치 제고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내실을 다지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전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 98년에 도입한 ‘지식정보공유시스템(KMS)’은 피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강화 위한 체질개선=삼성물산은 지난 97년말 기준 620%에 이르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3·4분기 187%로 낮췄고 종업원수도 절반가량 줄이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체질을 강화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은 군살인 국내외 저수익 자산도 지난 98년부터 꾸준히 매각, 최근 3년동안 1조4324억원어치를 팔아 ‘몸집’을 가볍게 했다.

이처럼 성공적인 구조조정으로 영업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됐다. 99년과 2000년에 각각 7911억원과 6085억원의 차입금을 갚아 98년에 3조4324억원이던 순차입금이 지난해말 2조238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5000억원 이상을 갚아 순차입금 규모를 연내 1조5000억원대로 감축할 계획이다.

◇선택과 집중=삼성물산은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미래 성장성과 재무가치가 높은 핵심사업에 선택적으로 집중 투자,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인터넷사업과 해외자산의 성공적인 운영이 대표적인 예다. 삼성은 수출대행 마진율이 계속 낮아지는 추세를 감안, 종합상사중 가장 먼저 인터넷 전자상거래를 핵심사업으로 하는 변신을 시도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시작된 삼성의 인터넷사업은 벤치마킹을 통해 수직적인 전문상거래, 기업간 전자 상거래(B2B), 인터넷창업보육, 벤처투자, 인터넷 인프라스트럭처 등으로 대폭 확대됐다. 다만 주식시장 침체의 장기화로 인해 수익실현 시기가 연기됐을 뿐이다. 삼성물산은 인터넷 관련 사업을 모두 분사한 뒤, 이들 분사업체의 지분을 보유하고 총괄적으로 운영을 맡을 지주회사의 설립을 추진중이다. 삼성물산은 이 지주회사의 해외 증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B2B e마켓플레이스를 광범위하게 구축해 2005년 목표치인 총매출액 50조원과 세전이익 1조원의 절반을 인터넷사업에서 거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자산 운영도 성공 사례. 지난 95년과 97년에 각각 인수한 카자흐스탄 동(銅)제련소인 카작무스와 루마니아 스테인리스 공장인 오텔리녹스의 영업호조는 회사 이익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적자였던 양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각각2억달러와 800만달러로 대폭 신장됐다.

삼성물산이 해외사업장을 단기간에 경영정상화를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이 서면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직접 경영진을 파견해 현지 독립경영체제로 운영하고 초기 대형투자를 통해 안정된 생산체제를 갖췄다. 오텔리녹스의 경우 노후설비를 첨단 기계로 바꾸고 생산시스템을 전산화하는 등 경영효율성을 높였다.

◇선진 경영시스템=삼성물산은 지식정보공유시스템(KMS)을 도입한 뒤 상사라는 업종의 특성과 전략체계를 정밀분석을 통해 회사의 실정에 맞게 꾸준히 개발해 왔다. 이 시스템을 통해 삼성물산은 입수 정보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해 정보탐색 시간을 크게 절감했다.
또 본사와 지사간 실시간 정보공유 및 협력 체계를 구축해 중복작업을 없앴다. 업무 경과도 자동 축적해 부서간 협조체계를 강화하고 업무효율을 높였다.
삼성물산은 전 임직원간 상호 벤치마킹 체계를 구현해 학습조직을 자율적으로 구축하고 다기능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비효율적인 업무습관 및 관행을 깬 것도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한몫했다고 덧붙였다.

/ msk@fnnews.com 민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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