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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陳재경 메시지 의미]˝변신 없으면 大馬도 必死˝

박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17 05:39

수정 2014.11.07 16:33


정부가 재벌의 자기변신을 재촉하는 메시지를 던져 재벌의 대응이 주목된다.

진념 재정경제부 장관은 17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재계에 드리는 신년 화두 다섯’이라는 주제강연을 통해 재벌의 변신을 촉구했다. 진 장관은 “정부는 정도와 원칙에 따라 경제시스템을 개혁해 나가고 있는 만큼 이제 선택은 기업인들에게 달려 있다”며 재계의 구조조정과 자기혁신 노력을 요구했다. 정부는 할만큼 했으니 이제 재벌이 뭘 할지 두고보겠다는 의미다.

진 장관이 재계에 요구한 것은 5가지 화두로 표현됐다. 그것은 ▲비전과 전략있는 기업만이 미래가 있다 ▲비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자기혁신만이 살길이다 ▲시장을 외면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세계시장에서 세계일류로 승부해야 한다 ▲전경련도 변해야 한다이다.
요약하자면 재벌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 장관은 가장 먼저 시대흐름의 변화를 먼저 읽고 비전과 전략을 갖고 빨리 대처하는 기업만이 살아남는다고 강조했다. 냉철한 판단력과 실천력을 가진 최고경영자(CEO)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긴 하지만 동시에 대마불사의 신화에 빠진 재벌들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진 장관은 또 기업의 경쟁력은 수익성에 있는 만큼 지속적 구조조정이 없으면 경쟁우위를 상실한다고 주장했다. 과감하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라는 요구와 다름없다.


특히 재벌 이익단체인 전경련의 변화요구는 의미심장하다. 진 장관은 “전경련은 대기업 집단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대기업 이해만 대변하지 말고 벤처붐으로 시작된 새로운 기업문화를 전 기업으로 확산해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요구했다.


그는 전경련에서 나에게 ‘2001년 경제정책의 방향에 대한 의견’ 보고서를 2부 가져왔는데 읽어보니 집단소송제 등 무엇을 하지마라는 소리만 있고 하겠다거나 해야 한다는 내용은 별로 없었다”고 비판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정문건 상무는 “삼성전자는 지난 해 상장기업 800개와 맞먹는 6조원 이상의 흑자를 낸 것에서 드러나듯 글로벌 경쟁시대내 적응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경영성과가 분명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진 장관의 5가지 화두는 그러한 쪽으로의 기업의 변신을 재촉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이같은 진장관의 발언에 대해 그 동안 전경련이 정부개혁의 발목을 잡아왔다는 인식을 정부가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하는 분위기다.

/ john@fnnews.com 박희준·김수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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