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이슈파이팅―회사채 신속인수제도] 한나라당 안경률의원

서지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21 05:40

수정 2014.11.07 16:30


―산업은행의 기업 회사채 인수방침을 어떻게 평가하나.

▲부실기업을 퇴출시키겠다면서 그 부실기업의 회사채를 정부가 인수하는 것은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 특히 지원대상의 80%가 현대 계열 회사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특혜성 정경유착이다. 이중 어떤 기업이 구제대상인지 퇴출대상인지 명확한 기준도 없이 현대전자 등을 일방적으로 구제하는 것은 결국 공정한 게임을 해야할 시장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국책은행을 통한 특정기업의 회사채인수는 직접보조금의 성격이 짙다. 미국의 마이크로테크놀로지 등이 이의제기를 한 바 있다. 반도체부문의 통상마찰은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볼 때 국가경제 전반에 심대한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더욱이 자동차 조선 철강 가전제품 등 주요품목의 대미수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

―산업은행에 대한 제2의 공적자금 투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정부가 국책은행을 통해 특정기업의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것이나, 정부가 공적자금으로 금융기관이 보유한 특정기업의 부실채권을 매입해 주는 것이나 뭐가 다르냐. 이것은 산업은행을 희생시켜서라도 현대의 생명을 일시 연장하겠다는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결국 산업은행이 부실화되고 추가로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현대에 공공자금을 투입하려면 반드시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편법을 동원하여 국민의 혈세로 특정기업을 수혈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제일은행이 거부방침을 밝혔는데.

▲제일은행이 동참을 거부한 것은 현대채권이 그만큼 부실하다는 증거인데 그래도 은행에 강제로 인수시킨다면 정부가 채권회수를 책임져야 한다. 이제 정말 우리가 관치금융을 청산하고 은행의 자율적 경영을 보장해야 한다. 회수할 가능성이 없는 회사채의 인수를 거부하는 것이 바로 ‘은행의 자율적 경영’인데, 정부는 은행의 이러한 자율성을 절대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시장기능에 맡겨야 하지 않겠냐. 다만 이들 부실기업이 한꺼번에 무너질 경우 국가경제 전반에 피해가 크고 수천의 협력업체까지 피해를 볼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 파장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어느 기업도 그 엄청난 부채를 끌어안으면서 이들 부실기업을 인수할 엄두를 못내지만, 청산절차를 밟게 되면 채권단과 충분히 협의가 가능할 것이다.
결국 시장기능에 맡기는 것이 국가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정리=서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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