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2차 빅딜―농기계]´빅5´ 내수시장 이미 포화 자율적 구조조정엔 ´시큰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21 05:40

수정 2014.11.07 16:29


현재 국내 농기계 생산업체는 300여개에 이르나 대동공업·국제종합기계·동양물산기업·LG전선·아세아종합기계 등 5개사가 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다. 이들 메이저업체들도 수년전부터 내수시장의 한계를 느끼왔기 때문에 빅딜의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업체간 이해관계로 첨예해 ‘자율적 구조조정’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농기계시장 수급에 다소간 문제가 있다고는 하나 실제 이들 업체의 재무구조나 경영실적은 양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들 5개사의 지난해 매출실적(추정치)은 대동공업 3000억원·국제종합기계 2900억원·동양물산기업 1900억원·LG전선(농기계사업부) 1400억원·아세아종합기계 460억원 등 총 9660억원으로 지난 99년 9363억원보다 다소 증가했다.

◇97년이후 과잉공급 시작=농기계의 연간 시장규모는 1조원 안팎이다.
내수시장이 이 가운데 9000억원이다. 내수비중이 타업종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지난 97년 정부의 농기계 ‘반값정책’으로 수요창출에 부응하기 위해 업계도 생산설비를 최대한 늘렸다. 현재 정부에서 파악하고 있는 경운기 가동률은 20%,트렉터와 콤바인의 가동률은 70%정도로 미미한 실정이다.

농기계 내수시장은 이미 2∼3년전부터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에 농림부는 지난 99년 농기계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했다. 조합·업계·학계·농어민단체·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한 ‘농기계 경쟁력강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율적 구조조정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가시적인 성과없이 무위로 그쳤다.

농림부는 또 지난해 12월 우회적인 방법을 강구했다. 기종별로 평가점수가 높은 상위모델 1∼2개를 선정해 기준금액보다 융자비율을 상향 지원하는 정책자금 차등지원정책이다. 간접적인 구조조정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계획은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돼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자율구조조정 가능할까=대부분 업계가 자율적인 구조조정이란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LG전선의 경우 지난 95년부터 기계부분의 사업매각을 검토해 왔다. 최근에는 영국의 한 기업과 매각협상을 벌이는 등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4개 기업은 자율적인 구조조정에 미온적인 반응이다. 구조조정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가 없다고 응답한 업체가 대부분이다. 자발적 구조조정의 분위기가 무르익기엔 시기상조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서 강경한 대책을 세워주지 않는 이상 자율적인 구조조정은 어렵다”고까지 말했다.

증권사 한 투자분석가는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수출시장 확대가 가장 적절한 대안”이라며 “업체간 자율적인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농기계업계 관계자도 “최근 빅5 기업에서도 수출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각 사에서 생산하고 있는 부품을 통일화하고 주문자부착생산방식(OEM)을 통해서라도 수출시장을 늘려가야만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 hsyang@fnnews.com 양효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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