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칩거’가 장기화되고 있다. 이 총재는 설 연휴가 끝난 26일에도 당사에 출근하지 않은 채 이번주 말까지는 자택에서 장고할 것이라는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설 연휴 동안에도 이 총재는 방문객들과의 접촉도 피한 채 서울 근교 모 별장과 가회동 자택에서 정국구상에만 몰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권철현 대변인은 “오는 29일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연찬회 때 정국구상의 내용을 밝히지 않겠느냐”며 “이번주 말까지 당 내외의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총재가 그동안 대여 투쟁 강행군에 따른 피로가 누적돼 몇일 가량 외부 인사들을 만나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갖기 위한 성격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음주에 개최되는 한나라당 국회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연찬회에서 풀릴 이 총재의 정국구상 보따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이 총재가 이번 칩거와 관련,주변에 워낙 강한 함구령을 내려 정국 해법의 가닥을 잡았는지에 대해서는 일체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 연휴 중 직접 전화통화를 한 권철현 대변인은 “이 총재가 ‘모든 일을 정정당당하게 하도록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특히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이번 설연휴 민심이 총재에게 전달된 것으로 안다”면서 “‘3김정치’의 유물이기도 한 음성적 정치자금 문제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을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 sm92@fnnews.com 서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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