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경매 실패사례]물건 분석 소홀 비전문가 말 의존

이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29 05:42

수정 2014.11.07 16:24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사는 벤처사업가 남정현씨(47)는 지난해 8월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의 단독주택을 경매로 싸게 구입했다. 대지 98평,건물 32평으로 대지가 넓은데다 오래된 주택이지만 대학가에 인접해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외견상 골치아파 보이는 세입자 5가구가 세들어 살고 있었으나 모두 소액임차인이어서 경락대금에서 일정 금액을 배당받아 명도에도 큰 문제가 없었다.

동네 부동산 중개업자는 대지가 넓어 원룸이나 다가구주택을 지을 경우 사업성이 있으니 무조건 사라고 했다. 감정가가 6억2102만원으로 평가됐으나 3회 유찰돼 최저가는 3억1796만원까지 떨어져 단독 참여,감정가의 54%인 3억3860만원에 낙찰받았다. 세입자들이 항고를 하지 않는 바람에 낙찰허가 1개월 후 바로 잔금을 납부한 후 소유권 등기를 마쳤다.


그런데 건물을 헐고 신축할 경우의 사업성을 설계사무소에 가설계를 의뢰해 보니 문제가 생겼다. 8m 도로에 접해 있는 전면도로가 구유지(동대문구 소유 땅)에 걸쳐 있어 신축하려면 구유지 24평을 매입해야 한다는 것. 구유지를 매입하지 않으면 신축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평당 500만원씩 책정해 추가로 1억2000만원을 더 들여야만 새로 집을 지을 수 있는 곳이었다.

물론 기존 주택의 증·개축은 가능하나 개발은 거의 불가능한 주택을 매입했다.
각종 세금 2100만원과 이사비 500만원 등 총 3억6460만원이 들었으나 투자성과 장래성이 없고 대지만 넓은 주택을 낙찰받은 셈이다.

남씨의 실패요인은 비전문가를 지나치게 맹신한데다 사전에 물건 분석을 소홀히 해 의도한데로 주택을 개발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물건중에는 외견상 값싸 보이지만 함정이 도사리고 있으므로 경매전에 여러가지 문제점을 잘 점검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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