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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우승 의미]'그레이스 돌풍' 시작 신호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29 05:42

수정 2014.11.07 16:23


박지은(22)의 진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준비된 스타’로 인정을 받으면서도 들쭉날쭉한 성적으로 잊혀지는가 했던 박지은이 미국LPGA투어 오디스디포에서 생애 두번째 우승을 기록하며 ‘살아 있음’을 알린 것.

박지은은 이번 우승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심감을 되찾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스스로 위기라고 느낀 박지은은 60여일간의 지옥 동계훈련을 스스로 소화했다. 이때부터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면 안된다는 생각에 팔을 걷어 붙이고 동계훈련으로 땀을 쏟았다.

지난해 신인왕을 예약해 놓은 상태에서 부상으로 기대 만큼 성적을 올리지 못하자 이대로 더이상 가면 ‘끝장’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동계훈련 캠프를 차렸던 것이다.

박지은의 이번 우승은 바로 이런 순간에 나온 것이여서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로 간다면 시즌 3승 이상은 문제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우승이 있기 전까지 박지은은 사실 툭하면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에 일부에선 “성적만 나쁘면 몸이 좋지 않다”고 한다는 비난을 하기도 했다. “배고픈것을 몰라 죽자 살자 연습을 하지 않은 결과”라는 혹평도 뒷따랐다.

결국 이번대회 우승은 지난해 부진을 교훈으로 받아들인 결과하는 지적이다.

지난 해 프로로 뛰어 들때만해도 박세리는 물론 캐리 웹을 능가하는 실력으로 미LPGA 최고의 상품성을 지닌 선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미국 아마추어에서 무려 55승에 퓨처스투어 5승을 올린 박지은이지만 미LPGA투어 생활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지난해 1월 LPGA 개막전 네이플스메모리얼대회에서 데뷔전을 치렀지만 턱걸이 컷오프 통과에 이어 79명 가운데 공동 76위에 그치는 수모에 가까운 신고식을 치렀다.

6월 캐시아일랜드닷컴클래식에서 첫 승을 신고하고 톱10에 4차례나 들었지만 골프팬들을 기대치엔 미치지 못했다.

이때부터 ‘1000만달러’까지 치솟았던 몸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박지은은 “아직 멀었다”는 분석도 잇따라 나왔다.

그러나 박지은은 이번대회 우승으로 하한가까지 떨어졌던 몸값을 다시 상한가까지 끌어 오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유의 장타에 쇼트게임과 퍼팅까지 향상돼 ‘그레이스 돌풍’은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다.

/ jdgolf@fnnews.com 이종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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