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주택銀 수수료 빼면 적자…수익구조 기형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29 05:42

수정 2014.11.07 16:22


주택은행은 은행의 본원적 경쟁력과 상관없는 수수료수입 비중이 턱없이 높아 기형적이면서 취약한 수익기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과의 합병협상에서 불리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택은행이 지난해 올린 수수료 수입은 6533억원으로 99년 4288억원보다 52.4%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5597억원보다 936억원(16.7%)이나 많은 것이다.

은행 수익구조가 수수료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그러나 주택은행은 수수료 수입의 내용이 고도의 금융서비스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곧 사라질 독점적 업무와 경쟁이 격화되는 카드 사업에서 발생하는 등 그 구조가 원시적이라는데 문제점이 있다.


주택은행은 독점 관리하고 있는 국민주택기금에서 매년 1600억원 정도의 수수료 수입을 올리고 있는데다 지난해에는 신용카드 호황으로 카드 수수료 수익도 1900억원에 달하고 있다.

따라서 카드 수수료 수입만 빼더라도 주택은행의 2000년 순이익은 99년의 4288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수익구조가 매우 취약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현재 독점관리하고 있는 국민주택기금도 정부가 모든 금융기관에 완전 개방하거나 운용권을 특별 위원회로 이관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어 주택은행의 수익기반은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8000명 직원 가운데 3000명 정도가 국민주택기금 관리에 투입돼 있는 마당에 과잉인력 해소방안 없이 독점을 푸는 것은 문제”라고 오히려 반발했다.

국민주택기금 독점이 풀릴 경우 주택은행은 안정적인 수익원이 떨어져 나가는 것을 물론 인력관리에도 문제가 되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반해 합병상대인 국민은행은 지난해 71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이중 수수료 이익은 36.7%에 머물고 있다. 국민은행은 대신 이자부문 이익이 당기순이익의 3배인 2조1458억원에 달해 주택은행보다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은 특히 카드수수료 수입(3006억원)이 자회사인 국민카드의 몫으로 분리돼 있어 이를 주택은행처럼 은행 몫으로 묶을 경우 당기순이익은 1조원을 넘어 주택은행의 2배에 이르게 된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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