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 경제부총리에 바란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29 05:42

수정 2014.11.07 16:22


개정된 정부조직법의 발효에 따라 승격된 경제 부총리에 진념 현 재경부장관이 승진되었다. 우리는 우선 경제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위해 경제 팀장을 자주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진장관의 승진을 반기며 그의 역활을 기대한다.

김대중 정부 출범이후 폐지되었던 경제부총리가 3년만에 부활된 것은 그 자리의 막중함 때문이다. 그 동안 빚어졌던 경제정책에 대한 혼선과 그에 따른 불신의 팽배는 경제부총리의 필요성을 절감케해 왔다.

신임 경제부총리는 정책조정 기능을 한층 강화하고 부처 이기주의에서 빚어지는 비효율을 제거해야하는 책무를 지닌다. 그 동안 은행합병문제를 비롯한 현대건설 처리와 4대그룹의 출자전환대상을 둘러싼 관계기관간의 이견으로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
이견은 충분히 경청화되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부총리의 말에 믿음이 가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공적자금 추가 소요 규모가 40조원이라고 밝힌 그의 발언에 신뢰가 실리는 결과를 기대한다.

경제부총리로 승격되었다하여 조정기능이 저절로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도 유념해야 한다. 대통령이 자리에 걸맞은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국정에 빠쁜 대통령이 경제까지 직접 챙기려들고 그래서 아랫사람을 눈치보게 만들 것이 아니라 전문가에게 맡기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묻는 자세가 요청된다.

그렇지 않으면 직급만 부총리로 올라가 예산만 더 쓸 뿐 조정기능은 연목구어에 그치고 만다. 종전처럼 예산권이 없기 때문에 경제팀의 인사에서 팀워크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과 같이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진념 부총리 스스로의 자세가 중요함은 새삼스레 거론할 필요가 없다. 대통령과 정치권으로부터 독립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의 그린스펀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아이디어와 경륜이 풍부하고 민간기업에서의 경험까지 갖춘 진 부총리가 국회에서는 마찰을 빚을 정도로 소신을 밝히고 인사권자에게도 비교적 당당한 모습을 보여온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앞으로는 더욱 소신의 훼절과 우유부단함을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진부총리의 앞날에는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개혁을 마무리 짓고 민생을 챙기는 일은 급선무다.
경제정책을 운용하는데 있어 정확한 현실진단을 바탕으로 원칙을 지키면서 시장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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