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제2금융권으로 자금 ´대이동´…은행 수신고 감소속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29 05:42

수정 2014.11.07 16:22


일부 은행에서 올들어 수신 감소가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감소세를 보이던 요구불예금이 1월 중순이후 하루에 1조원 이상 늘어나고 있다.
돈이 은행을 떠나고 있는 가운데 은행에 돈을 맡기더라도 언제라도 찾아가서 다른 수익성이 있는 쪽으로 옮겨탈 준비가 되어 있는 ‘관망성 자금’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간 금융기관의 안정성이 중시되면서 증권, 투신, 종금 등에서 은행쪽으로 몰렸던 자금이 다시 고금리를 좇아 제2금융권으로 회귀하는 ‘역(逆) 질로의 도피(flight to quality)’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썰물처럼 빠지는 은행예금=올들어 지난 20일까지 은행권 총수신은 8조6322억원 늘었으나 지난 26, 27일 현재로 보면 대부분의 은행 총수신고가 오히려 감소했다.
한빛은행의 경우 지난 26일 현재 수신고가 지난해 말에 비해 7000억원 가량 줄었다.특히 수시입출이 가능한 요구불예금과 저축성예금을 합한 은행계정은 지난해말 37조5188억원에서 이달에는 36조8903억원으로 6000억원 줄었다.신한은행도 지난해말 37조8979억원에 달했던 수신고가 이달 27일에는 36조8504억원으로 1조300억원 감소했다.외환은행도 28조3033억원에서 올 27일에는 27조4448억원으로 9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빠져나갔다.한미은행의 경우 총수신은 지난해 24조3950억원에서 이달 26일에는 24조4772억원으로 다소 늘었으나 요구불예금과 저축성예금을 합친 은행계정만 놓고 보면 18조3532억원에서 18조390억원으로 3200억원 가량이 감소했다.

◇대기성 자금 크게 늘고 있다=올들어 감소세를 보이던 요구불예금은 17일 6718억원이 늘어나는 것을 시작으로 18일 1조2189억원, 19일 3551억원, 20일 9869억원 등 매일 수천억원 이상이 몰리고 있다.저축성예금도 지난 18일 1931억원이 빠진 것을 제외하면 지난 15일이후 매일 최소 2000억원 이상 증가하고 있는데 주로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계정으로 들어오고 있다.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수신고가 줄고 있으며 뭉칫돈은 수시 입출이 가능한 저축예금이나 자유저축예금 등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빠져나온 돈 어디로 가나=시중 부동자금은 증권이나 투신 등 제2금융권으로도 몰리고 있다.지난 16일 이후 증권시장에 몰린 고객예탁금 규모는 16일 3833억원을 비롯해 17일 839억원, 18일 1139억원 등으로 매일 1000억원이상이 늘고 있다.사실상 붕괴국면에 직면했던 투신권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투신업계가 판매하는 채권형 상품에는 16일 728억원, 17일 26억원, 18일 1200억원, 19일 3496억원 등이 유입됐다.주식시장 침체로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가입을 꺼렸던 주식형 상품에도 16일 이후 매일 100억원 가량이 몰리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제2금융권으로의 자금유입은 최근 정부의 채권시장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매입수요 기반을 다져 기업들의 신용경색 완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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