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전국 경상대학 탐방-연세대]변화 주도하는 '열린 CEO' 양성

이민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31 05:43

수정 2014.11.07 16:21


연세대학교 상경대 경영학과는 지난해 12월5일 서울 신촌 캠퍼스의 새천년관 대강당에서 뜻깊은 행사 하나를 열었다. 올해로 6회째인 ‘연세 기업윤리자 대상’ 시상식이 바로 그것. 이날 행사에선 재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김성만 한국유리공업㈜ 사장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법을 존중하고 환경친화적인 경영을 원칙으로 삼아온 김 사장의 철학이 젊은 상경인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학 관계자는 “수상자로부터 올바른 경영의 방향을 배우기 위한 강연도 있었다”며 “학생들에게 전문성과 응용성을 배양해주기 위한 커리큘럼의 하나이기도 하다”고 귀띔했다. 정연한 이론과 함께 올바른 경영철학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상경인의 단면이 엿보인다.

◇경영학과 자체기금 300억원 조성=상경대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는 또 있다.
경영학과 자체기금 300억원 조성 운동으로 이같은 거액의 학과 기금조성 활동은 보기 드문 사례다. 이는 1600명에 달하는 재학생과 각계에서 활동중인 동문들의 자신감과 학교의 성장을 기원하는 한결같은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 앞으로 학과에 머물지 않고 ‘매머드 연구집단’으로 비상하겠다는 비전도 포함돼 있다.

구성열 상경대학장은 “경영학과의 경우 경영대학원,경영연구소,상남경영원,일반대학원,학부를 포괄하는 방대한 조직으로 1개학과가 소위 메이저 대학 경영대학과 비슷한 규모”라고 말했다. 구 학장은 특히 “단지 경영학과에 머물지 않고 경영대학으로 독립해 승격하는 것도 희망사안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통합형 강의’로 다양성 유도=경영학과의 의욕은 상경대의 비전을 말해주는 작은 사례일 뿐이다. 상경대의 한 교수는 “이제 경제학 및 경영학을 수입해다 가공,개발해 내놓는 시대는 끝났다. 독립적으로 학문 발전을 도모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커리큘럼의 응용성과 독창성 배양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이다. 상경대의 강의가 영어강좌 및 사이버강좌에 비중을 두고 있으며,글로벌 경영학석사(MBA)과정도 5개 학기를 영어로만 강의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상경대의 향후 구상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기초한 상경인의 전환적 사고를 유도하는 것이다. 서로 이질적일 것 같은 학문을 결합해 새로운 유형을 발견토록 한 후 획일적인 교육과정에 젖은 학생들에게 질적 변화를 깨우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예컨대,경영학과 기계공학,재무학과 통계학,정치학과 경제학 등을 묶어 가르친다는 얘기다. 한 켠에만 머물지 않고 스스로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는 인재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연세의 ‘자유’ 바탕,진리탐구=상경대 교수진은 제자들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내린다. “자유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창의성이 뛰어나다. 때론 너무 풀려있지 않나 싶을 정도로. 그러나 이런 면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는 촉매제가 된다.”

상경인의 도전의식과 역량,패기를 엿볼 수 있는 잣대중 하나가 공인회계사 합격자수이다. 최근 6년 간 합격자수는 연평균 110명선. 공인회계사에 도전하는 재학생의 진취적 자세에다 이미 진출한 선배 합격자들이 ‘연세공인회계사회’를 꾸려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결과라고 연세인들은 입을 모은다. 공인회계사를 준비중인 이정묵씨(31)는 “회사생활을 했으나 꿈과 야망을 성취하기에는 한계를 느꼈다”며 “재학시절 몸에 배도록 들은 ‘진리와 자유의 정신’이란 학풍을 살려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인재가 되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의욕적인 대학발전 청사진=연세대 전체가 추진하는 교육환경의 개선 계획도 상경대의 앞날을 더욱 밝혀주고 있다. 연세대의 한 관계자는 “공사중인 교육·연구시설 외에 신학선교센터,연세·한전산학협동관,의료원교육연구시설,원주종합체육시설을 올해 내에 모두 착공할 것”이라며 “온고지신과 실사구시의 학풍을 견고히 세워나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대학 동문회 역시 장학사업을 통해 우수교수와 고시수험생을 지원키로 했다. 지난해 모교에 국제교류기금으로 10억원을 내놓은 바 있는 박정구 동문회장(금호그룹회장)은 임기 첫 사업으로 연세동문장학회 설립을 신청했다.
이를 바탕으로 장학금을 모아 실력있는 교수진에게 연구비를 지급하고,사법·행정·외무·기술 고시 등 국가고시 준비생의 학업을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박 회장의 생각이다.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연세대 상경대 주요 동문 현황

성명 입학연도 학과 현직

신승훈 1965 상학 CJ GLS대표
정병철 65 상학 LG전자 대표
구학서 66 경제 신세계백화점 대표
김철중 66 경영 두산주류 BG대표
안종원 67 경영 쌍용 사장
김창근 68 경영 SK 대표
이상남 68 경영 세종회계법인 대표
김용규 69 경영 동원증권 대표
오인식 69 경영 모토로라반도체통신 대표
정지영 70 경제 대한화재보험 대표
조영철 70 경영 39쇼핑 대표
권혁조 72 경영 콜럼비아트라이스타영화사 대표
이병규 72 경영 현대백화점 대표
한영재 73 경영 대한페인트잉크 대표
김영진 75 경영 한독약품 대표
윤인섭 75 응용통계 ING생명보험 대표
안용찬 77 경영 애경산업 대표
송하경 78 응통 모나미 대표
권성문 81 경영 KTB네트워크 대표
서경배 81 경영 태평양 사장
정성한 83 경영 듀오 정보시스템 대표
자료:연세대 상경대학 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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