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

건설업체 자금난 최악…금융권 대출거부·선급금 기피에 한부신 사태 겹쳐

남상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2.04 05:44

수정 2014.11.07 16:16


올들어 자금시장이 최악의 고비를 넘기면서 선순환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건설업계 자금난은 여전히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특히 부동산신탁회사인 한국부동산신탁의 부도는 건설업계 자금난을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 우량 건설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건설기업들은 공사물량 감소와 직접 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 제한,금융권의 대출거부, 공공공사 선급금 지급 기피 등으로 사상 최악의 자금난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 강남,경기 용인 등 일부 분양시장에서 매기가 살아나고 있지만 이는 여유자금 보유 부동산투자자들의 움직임일뿐 건설산업은 부도 도미노 등 전반적으로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 평균 부채비율은 지난 99년말 605.9%로 97년말 569.3%보다 36.6%포인트 늘어난 반면 같은기간 제조업 평균 부채율은 214.7%로 97년 396.3%보다 181.6%포인트나 줄었다.금융권의 건설업체 대출실적도 99년 37조6963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9월까지 은행권 17조6460억원,제2금융권 6조7220억원으로 24조3680억원에 그쳤다.지난해 제2금융권 대출액은 전년보다 무려 17조2050억원이나 줄어 제2금융권에서 자금 대출을 받던 중소건설업체들의 자금난을 가중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모 건설업체 자금부장은 “신용등급 B등급이하의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여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토록 한 프라이머리CBO(발행시장 채권담보부 증권)발행 때도 건설업체의 참여한도를 7%미만으로 제한하고 있어 중소 건설업체의 직접금융 조달창구는 사실상 막혀있다”고 설명했다.지난해 요진산업을 비롯, 많은 건설업체들이 CBO 풀에 참여하려고 했으나 구성비율 제한때문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상 건설협회 금융세제실장은 “건설업계가 지난 98년 발행한 회사채 4조9873억원의 만기가 올해 상반기 1조원, 하반기 4조원 규모로 도래하기 때문에 건설업계 자금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또 공공공사규모에 따라 계약때 지급토록 한 20∼50%의 선급금 지급 기준을 발주처가 지키지 않는 것도 자금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건협관계자는 “한국전력은 선급금을 아예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대한주택공사도 5%선의 형식적인 지급에 그치고 가스공사는 중소기업에만 일부 지급한다”고 밝혔다.

/ somer@fnnews.com 남상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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