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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도 ‘카드빚’골치 20~30대 파산 속출


미국 젊은이들이 신용카드를 비롯한 각종 빚에 허리가 휘고 있다.

재정능력이 취약한 대학생들의 지난해 평균 카드 빚은 2748달러로 2년 전에 비해 무려 1000달러 가까이 뛰어올랐다.

신용카드는 대학생의 필수품이 됐다. 카드 소지율은 현재 78%에 이르며 그 중 32%는 4개 이상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빚으로 빚을 막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파산이 속출하는 등 카드 빚이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학비 부담도 학생들을 빚의 수렁으로 몰아가고 있다. 지난 80년 7207달러였던 4년제 대학 연평균 학비는 지난해 1만6322달러로 20년 동안 2배 이상 뛰었다.

지난 10년간 평균 학자금 융자액도 142%나 치솟아 1만5700달러에 이른다. 융자를 받은 학생들은 이자도 감당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한다.

의대 레지던트 과정을 밟고 있는 한 학생은 “연 이자만도 2만 달러”라며 “저축을 늘리고 상환계획도 세워보지만 그저 암담할 뿐”이라고 말했다.

재정능력을 꽤 갖춘 35세 이하 젊은 직장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부는 월급 전액이 고스란히 카드 결제 대금으로 직행, 또 다시 빚을 얻어 생활하는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정된 직장과 수입으로 한푼 두푼 저축하며 노후를 대비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빚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미국의 새 풍속도로 자리잡았다.

급기야 눈덩이처럼 쌓여가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상담업체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버드 법대 엘리자베스 워런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99년 한 해에만 18∼35세 연령층 상담자가 46만명에 달했다.

이들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평균 30% 이상의 부채를 떠안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보는 순간 머뭇거림이 없다는 게 이들의 특징이다. 휴대전화기, 컴퓨터, DVD 재생기의 유혹에 쉽게 굴복한다.

전문가들은 이들 세대가 경제 호황기에 익숙하기 때문에 절제된 소비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부는 과중한 빚에 대한 책임을 당사자들에게만 떠넘길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영화, TV 등 미디어 매체를 젊은층의 소비를 부추기는 주범으로 지목한다.

한 때 빚에 허덕이다 그 경험을 책으로 펴낸 재이슨 앤서니는 “베버리 힐스 90210 등 호화 프로그램이 끊임없이 유혹의 손길을 내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의 경기둔화가 소비를 약화시킨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다행스런 현상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 ucool@fnnews.com 유상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