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산 車부품 美시장 확대 호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3.02 05:51

수정 2014.11.07 15:43


세계 3대 자동차 업체들의 부품업체 조정발표는 공급과잉에 따른 부실화를 막기위한 빅3의 구조조정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글로벌 오부조달(아웃소싱)을 통한 비용 절감과 이익 실현이 목적이다. 이에따라 가격 경쟁력이 월등한 우리 부품업체들에는 절호의 기회다.

2일 자동차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부품의 미국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수출은 지난해 전체 부품 수출액 14억9200만달러중 36.7%인 5억4700만달러다. 이는 미국 자동차 OEM 부품시장의 0.07%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연간 750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자동차 OEM 부품시장의 5%이상 점유도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본격진출에 성공할 경우 유럽자동차 시장 등에서의 대량 수출도 가능해진다. 게다가 연간 360억달러 규모인 미국 애프터서비스(AS) 정비시장 진출의 기회도 높아져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한국 부품업체에 미칠 영향=미국의 자동차부품 OEM시장은 빅3의 구매액 2400억달러에다 주요 납품업체들의 구매액 5000억달러를 합해 연간 약 7500억달러에 이른다 . 그러나 현재 국내업체의 점유율은 극히 낮다. 고문수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상무는 “빅3가 요구하는 품질수준인 QS9000 인증을 받은 국내 부품사가 400여개에 이를 정도”라며 “이들 업체는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최대 호기를 맞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상훈 동원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포드-볼보-마쓰다의 플랫폼 공유 차량에 벨로스를 공급키로 한 SJM, 포드 계열부품사인 비스티온이 대주주인 한라공조, 직수출 비중이 11.7%에 달하는 삼립산업, 타이어업체 등이 수혜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부품업계의 대응전략= 포드의 리처드 서튼 아시아·태평양 구매 총책임자는 “포드는 여전히 품질 및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춘 최고의 제품을 원한다”며 “QS9000 인증과 ISO-14001 환경관리 시스템 인증은 필수조건”이라고 말했다. 빅3의 구매정책 변화는 구매기준의 변화가 아닌 최고의 제품과 최상의 품질,최선의 서비스에다 경쟁력 있는 가격이 보태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조철 산업연구원(KIET) 수석 연구원은 “부품업체에 대한 단기적인 지원책보다는 지속적인 기술육성정책이 필요하다”며 “선진 메이커들은 싼 가격에다 품질까지 우수한 제품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부품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하다. 자동차 쇼, 부품 전시회, 국제 회의와 같은 국제행사에 자주 참가, 자사의 이름과 제품을 알려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2월 빅3가 구축한 자동차부품 전문 전자상거래망인 ‘코비신트(Covisint)’에 대한 합류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코비신트에는 현재 미국 빅3를 비롯, 르노·닛산 등 완성차업체와 델파이·비스티온·다나 등 세계적 부품업체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북미 지역에 사무소를 개설, 자신들의 고객을 만족시켜줄 준비가 돼있다는 성의 표시가 필요하다. 북미시장에 접근할 만한 물질적?^인적 자원이 부족할 경우 마케팅 대행사인 ‘세일즈 렙’을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할 수 있다.

◇빅3 부품업체 교체는 부품시장 재편의 신호탄=톰 시드릭 크라이슬러 부품담당 부사장은 최근 “지난 10년간 납품업체와의 관계를 중시한 구매정책을 편 결과 제품가격 상승만 초래했다”며 “2003년까지 현재 납품업체의 절반이 교체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의 계열화 체제가 무너지고 경쟁입찰을 통해 싼가격에 좋은 제품을 구입하겠다는 포석이다.

부품구매액이 연간 900억달러를 넘는 포드도 부품 구매를 통해 14%의 비용을 줄인다는 방침이고 GM은 3년간 부품 구매에서 15%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이에 따라 미국 빅3 중심의 경쟁력 있는 소수 부품사로의 재편을 촉발, 세계부품업체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지난해 유럽자동차부품공업협회가 발표한 ‘세계 자동차 부품산업의 현황’에 따르면지난 10년간 이뤄진 기업인수·합병(M&A)으로 전세계 부품업체의 수는 3만개에서 8000여개로 대폭 줄어들었다. 게다가 이 보고서는 오는 2005년까지 현재 2000여개인 1차 계열업체의 수가 150개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조철 수석연구원은 “최근 미국 빅3의 움직임에 따라 세계 부품산업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 추세는 한국에도 조만간 불어닥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