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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산업개발 부도 피해·파장] 아파트 1만4천가구 입주지연·중도금 손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3.04 05:52

수정 2014.11.07 15:43


고려산업개발의 부도처리는 지난 1월 한국부동산신탁 부도 등으로 가뜩이나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에 또 한차례 찬바람을 몰고 올 전망이다.

특히 이 회사가 짓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 입주가 지연되고 일부는 중도금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등 입주예정자들의 적지않은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부도처리에 따른 입주예정자 피해=고려산업개발이 현재 공사를 진행중인 아파트 현장은 전국적으로 23곳, 1만4324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경기 광주 신현리 1, 2차나 용인 보라1차 등 이 회사가 시공을 맡고 있는 11개 도급사업장의 경우는 공사지연 등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이들 아파트는 별도의 시행회사가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을 받아놓았기 때문에 중도금을 떼일 염려는 없다.그러나 최근 완공을 마친 경기 용인 상현리 프레미오를 제외하고는 사업장에 따라 공정률이 12∼69%에 불과해 일시 공사중단으로 인한 입주지연이 예상된다.

고려산업개발이 시행중인 12개 자체사업 아파트 역시 서울 문화촌 현대 등 이미 입주를 마친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최소 6개월 이상의 입주지연과 일부 중도금 손실의 위험 등 큰 피해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신영통 현대타운 3차나 수원 정자2지구 등을 비롯한 7개 아파트 사업장은 대한주택보증의 분양보증을 100% 받은 상태로 중도금 손실위험은 없으나 공사중단으로 인한 입주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경기 의왕시 오전동 조합주택 1614가구 중 1174가구, 부평시 산곡동 재건축아파트 199가구 중 78가구, 서울 강서구 강서연립 재건축아파트 114가구 중 48가구 등은 대한주택보증으로부터 분양보증을 받지 못한 상태여서 중도금에 대한 보장을 받지 못하게 됐다.

고려산업개발이 진행하고 있는 토목공사 등 공공공사는 경남 양산 물금지구 택지조성사업 등을 비롯한 8개 사업장,644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다.이들 사업장은 당장 공사중단과 함께 1000여 하도급업체의 연쇄적인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어떤 회사인가=현대중공업이 대주주인 고려산업개발은 지난해 말 현재 시공능력평가액 4600억원으로 도급순위 28위를 기록중인 중견 건설업체다.
지난 76년 4월 고려항만개발주식회사로 설립돼 토목·건축사업에 주력해오다 85년 3월 고려산업개발㈜로 회사 이름을 변경했다.87년에는 성남 공설운동장을 건설했으며 88년부터는 주택건설사업자로 등록하면서 아파트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98년 8월에는 현대알루미늄공업㈜ 및 ㈜신대한을, 같은해 12월에는 현대리바트㈜를 인수해 사업영역을 아파트 건설·토목·레미콘사업·알루미늄사업,전선사업,유화사업으로 무리하게 확장,부도의 원인(遠因)이 됐다.

이 회사는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90년에 사망한 4남 몽우씨 몫으로 남겨뒀다는 설이 있었으며 몽우씨 부인인 이행자씨의 오빠인 이진호씨가 87년 11월에 고려산업개발 부사장 겸 현대알루미늄 사장으로 경영에 참여한 뒤 지난해 6월 몽구, 몽헌 형제의 경영권 분쟁 와중에서 회장으로 임명됐다.이 회장은 지난해 말 일신상의 이유로 회장직을 사임했으며 정상진 대표이사 사장이 경영을 맡아오고 있다.

/ jhc@fnnews.com 최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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