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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는’ 경공업 ‘나는’ 중공업


경기 시화공단에서 의류 원단을 제조하는 청석산업. 이 회사는 이달 초 10억원의 생산설비 투자계획을 세웠다가 철회했다. 또 연초에 책정했던 연구개발비 5억원도 긴급 운전자금으로 돌려버렸다. 경영상태가 악화되자 신규투자를 최대한 억제키로 한 것이다.

전남 여천공단의 선박 엔진부품을 생산하는 동양공업. 최근 환율상승으로 오히려 수출물량이 늘자 1개월만에 30억원의 흑자를 냈다. 하반기 제품 주문까지 밀려들면서 생산라인 증설 계획까지 세웠다.

이처럼 요즘 전국 산업단지는 ‘내수·경공업위주 공단’과 ‘수출·중공업위주 공단’간의 명암이 극명하게 교차되고 있다. 시화·아산·주안공단 등 내수중심의 중소기업형 산업단지는 생산·가동률이 급감하는데 반해 울산·여천·온산 등 수출위주 대기업형 단지는 생산·가동률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이 밝힌 전국 공단의 1·4분기 중 생산 및 공장가동률은 83.3%. 지난해말과 비교할 때 생산·가동률이 2%포인트 정도 늘면서 다소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유가·금리·환율 불안과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악재가 여전히 많아 장기적 상승세를 기대하기 힘들고 ‘내수·경공업’과 ‘수출·중공업’ 산업단지간 심각한 불균형구조로 국가 경쟁력이 약화되면서 낙관적 전망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의류·신발업체가 밀집한 대구·부산의 10여개 산업단지는 공장 가동률이 65%미만으로 떨어졌다. 극심한 자금난으로 인한 휴업 및 폐업률이 30%를 넘어섰고 근로자 임금체불규모도 500억원에 달하고 있다.

또 식음료·섬유·완구 업체가 밀집한 주안·부평공단과 천안·아산공단의 경우도 내수·수출 동반하락으로 근로자 조업률이 70%를 밑돌고 있다. 제품 주문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휴업 및 폐업률도 35%에 달해 지난해보다 8%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반해 울산·여천공단의 가동률은 86%에 달하고 있으며 생산규모도 1·4분기 중 12조원을 넘어섰다. 또 온산·구미공단도 85%의 공장가동률과 7조원의 생산규모를 기록했다. 이들 공단의 입주업체는 반도체·박막액정표시장치(LCD)·전자·조선업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자·조선업종의 생산및 수출비중이 무려 90%에 달하면서 일부 업종에 대한 편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수출·중공업’과 ‘내수·경공업’ 업체간 가동·조업·고용률은 물론 생산과 수출규모면에서 극심한 차이를 보여 공단간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절름발이 구조’를 노출하고 있다. 또 전자 등 일부업종에 대한 의존도가 심하고 업종간 수출양극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김태식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 연구실장은 “편중된 산업구조는 국가경쟁력 약화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균형잡힌 산업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