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채권은 발행주체에 따라 국채(정부), 통화안정증권(한국은행), 지방채(시·도 등 지방자치단체), 특수채(예금보험공사·한전 등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법인), 금융채(금융기관), 그리고 회사채(일반기업)로 구분할 수 있다. 이중 국채와 통화안정증권은 원리금의 상환이 완전하게 보장되는 무위험채권으로서 한국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실시하는 공개시장조작의 대상증권이다.
현재 발행되고 있는 국채는 발행목적에 따라 ▲정부의 재정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국고채권 ▲외환시장안정 및 해외부문 통화관리를 위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국민주택건설재원을 조달하기 위한 국민주택채권 ▲정부의 도로 및 철도 건설용지 취득시 용지보상비로 교부되는 공공용지보상채권의 네 종류가 있다.
우리나라는 98년 이전까지만 해도 정부의 균형재정 운용으로 국채발행의 필요성이 크지 않아 국채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98년 들어 경기조절, 실업대책 등에 소요되는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국고채를 대량으로 발행하기 시작한 후부터 국고채를 중심으로 국채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국채시장의 활성화는 정부의 자금조달비용을 절감시켜 줄뿐 아니라 대표적인 무위험자산인 국채의 가격 즉 수익률(금리)이 회사채 등 다른 금융자산의 가격평가에 있어 지표(benchmark) 금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 또 금융상품간 재정거래를 원활하게 하여 금융시장간 연계성을 강화시켜 줌으로써 금융시장의 발전과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높여 준다. 이러한 점에서 앞으로 국채시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2001년 3월말 국고채 발행잔액은 44조1000억원이고 주로 3·5·10년 만기로 발행되고 있으며 2001년 5월 3일 현재 3년 만기 국고채의 유통수익률은 6.50%이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도 98년 이후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외화자금의 매입 등을 위해 본격적으로 발행되기 시작하였으며 2001년 3월말 발행잔액은 8조3000억원이고 최근에는 주로 5년 만기 채권이 발행되고 있다. 국민주택채권과 공공용지보상채권의 2001년 3월말 발행잔액은 각각 18조1000억원 및 1억원이다.
한국은행은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기 위해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고 있다. 시중 유동성을 기조적으로 흡수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는 반면 공급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통화안정증권을 만기에 또는 만기전에 상환한다. 그리고 유동성 수준을 일시적으로 조절하는 경우에는 단기간(1일에서 91일 이내) 안에 다시 매입(매각)하는 것을 조건으로 통화안정증권 또는 국고채를 매각(매입)하는 RP거래를 한다. 최근 국고채의 발행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공개시장조작시 국고채를 대상으로 하는 RP거래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한국은행의 공개시장조작은 주로 통화안정증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97년말 23조 5천억원이었던 통화안정증권 발행잔액은 98년 이후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의 지속으로 해외부문을 통해 늘어나는 과잉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발행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함에 따라 2001년 3월말 75조1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는데 본원통화의 증발압력을 완화하고 유동성 조절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발행잔액을 줄여나갈 필요가 크다. 통화안정증권의 만기는 14일에서 2년까지 모두 11가지가 있는데 최근에는 주로 6개월·1년·2년 만기로 발행되고 있으며 2001년 5월 3일 현재 1년 만기 통화안정증권의 유통수익률은 6.16%이다.
/허재성 한국은행 통화분석팀 선임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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