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양사 이미지변신 도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5.10 06:10

수정 2014.11.07 14:32


70년이 넘는 기업 역사에 비해 소비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삼양사가 최근 기업이미지 광고를 통해 회사 이미지제고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간재를 생산하는 기업이 이미지 광고를 하는 것은 포항제철 등 일부 기업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삼양사가 ‘기업 광고’를 하는 것은 업계에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삼양사 광고는 1탄인 ‘아기 엉덩이’편을 시작으로 2탄 ‘내 남자편, 만날수록 기분 좋은 기업’에 이어 최근 ‘삼양을 만났다’편까지 첨단이나 일등주의보다는 마치 이웃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평범한 상황으로 접근하는 컨셉트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광고업계에서는 삼양사 광고가 일상의 생활속에서 만날 수 있는 기업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수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2탄의 여성 광고모델은 직장인들사이에서도 화제가 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924년 창업한 삼양사는 식품을 비롯해 화학·의약·정보통신까지 9개업종에 걸쳐 11개 계열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이 2조1500억원, 전체 직원 수도 3200여명에 달할 정도의 규모다.
사료업체인 삼양사를 비롯 삼양제넥스·삼양중기 등 3개 계열사는 상장기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라면을 생산하는 삼양식품공업(주)와 같은 회사인줄로만 알고 있다.

삼양사그룹이 연륜과 규모에 비해 대중 인지도가 낮은 이유는 소비재가 없다는 특성도 있지만 회사의 창업정신때문이기도 하다.

삼양사는 안분이양복(安分以瀁福·제 분수에 만족하여 복을 기르자),관위이양기(寬胃以瀁氣·마음을 너그럽게하여 기를 기르자),성비이양재(省費以瀁財·낭비를 삼가 재물을 늘리자)를 사훈으로 삼고 있다.

이 삼양훈은 송나라의 대문호 소동파의 수신훈에서 비롯된 것으로 디지털시대인 21세기에 첨단산업까지 망라한 삼양사의 보수적인 분위기를 잘 반영하고 있다.


창업자인 수당 김연수씨도 인촌 김성수씨와 형제간으로 명문가 출신이고 현 김상하 회장도 얼마전까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재계의 원로다. 그럼에도 삼양사는 그동안 은둔해 있기를 원했고 최근에야 광고를 통해 창립 77년만에 ‘중원’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룹 홍보관계자는 “광고에 대한 반응이 상당히 좋게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광고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rich@fnnews.com 전형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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