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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관행 이대론 안된다] 규정없는 대출수수료 ‘멋대로’


최근 S캐피탈사에서 300만원의 학자금 대출을 받은 김모씨(24). 김씨는 최근 소비자보호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대출담당 직원이 대출이자 외에 대출 취급 수수료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채 수수료 12만원을 뺀 나머지 금액만 지급했던 것. 김씨는 “대출이자는 뭐고 대출 취급 수수료는 또 뭐냐”며 발끈했다.

정부가 서민금융을 활성화시키겠다고 다짐했음에도 불구하고 1,2금융권 할 것없이 서민고객들에 대한 배려는 등한시하고 있다. 또 금융기관들의 서민고객 ‘홀대’사례를 보면 정부정책이 얼마나 ‘탁상공론’인가를 실감나게 한다.

◇선진기법 도입도 금융기관 ‘입맛대로’=제일은행을 비롯한 많은 시중은행들은 소액예금에 대해 예금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물론 수수료까지 부과하기 시작했다. 한빛은행과 한미은행은 한술 더 떠 일체의 연령구분없이 무이자 제도를 시행, 어린이와 노인고객의 원망을 사고 있다.

특히 대부분 은행은 예금·신탁계좌를 합치지 않고 무이자 대상을 개별 통장 단위로 10만∼50만원의 기준을 설정하고 있어 선진국의 제도를 ‘제멋대로’ 운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의 경우 당좌계좌 잔액이 1000달러(약 130만원) 미만이거나 예금계좌까지 모두 합쳐 3000달러(약 390만원)가 안되는 경우에만 월 10달러(약 1만3000원)가량을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다.

이처럼 선진국 제도를 자기 ‘입맛’에 맞게 제멋대로 운영하면서도 정작 수수료 면제 등 고객을 위한 제도 시행에는 인색하다. 서울·제일·씨티은행과 HSBC를 제외한 나머지 은행들은 영업시간 이후 ATM을 이용하는 자행 고객들에 대해서도 건당 300원씩의 이용수수료를 받고 있다. 외국의 경우 자행 고객에게는 시간을 불문하고 ATM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규정에도 없는 대출 취급 수수료 부과=신용카드사나 할부금융사, 신용금고 등 제2금융기관들은 ‘대출 취급 수수료’를 받는다. 이들 금융기관은 총대출금의 최고 6.0%에 달하는 대출 취급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시중은행과 신협·새마을금고 등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없어진 수수료다. 특히 최근에는 보험사들도 대출 취급 수수료를 폐지하고 있다.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은 이같은 명분없는 수수료를 최근 없앴다.

A카드사의 경우 200만∼500만원 소액대출시 17.9%의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음에도 불구, 0.6∼2.5%의 대출 취급 수수료를 별도로 받고 있다. 다른 카드사들도 대부분 1.0∼3.0%의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자동차 대출의 경우 최고 5.81%까지 대출 수수료를 떼고 있다. 할부금융사들도 상황은 비슷해서 2.5∼4.0%의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

문제는 대출 취급 수수료가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떼어지고 있다는 점.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금융기관의 대출에 대해 별도의 취급 수수료를 받도록 한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들 금융기관은 신용정보 조회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대출수수료 부과가 불가피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대출과 관련해 들어가는 부대비용은 이미 대출이자에 대부분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인 만큼 이들 금융기관의 대출 취급 수수료 부과는 ‘이중 부과’라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에 따른 업무처리 비용은 엄밀히 말하면 대출이자에 포함돼 있어 사실상 이중부과라고밖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