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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빈주초점­국내] 정­제계 규제완화 힘겨루기 ‘2라운드’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6.03 06:17

수정 2014.11.07 14:10



초여름 날씨가 제법 무덥다. 가뭄은 길고 불쾌지수는 높다.

정부와 재계의 힘겨루기도 보기에 좋지 않다. 정부는 지난주 재계가 요구한 72개의 건의사항중 34개를 받아들여 규제를 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계는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이다. 핵심규제는 제대로 손댄 게 없다는 것이다.


특히 규제완화 선물과 함께 배달된 ‘집단소송제 내년 도입’ 방침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경제 5단체가 합동으로 기업인 2만명의 반대서명을 받겠다는 얘기도 들린다. 30대 그룹 지정제도 등 기업규제정책을 완전히 없애는 대신 기업들에게 ‘글로벌 스탠더드’를 받아들이도록 하자는 이른바 ‘정책적 빅딜’ 제안도 나왔다. 경제 5단체장은 지난주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만난데 이어 4일에도 회동한다. 노사문제 등 경제현안 논의를 위한 자리다. 요즘처럼 5단체 미팅을 갖은 적도 별로 없었다. 한동안 숨죽였던 재계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형국이다. 오는 7∼8일에는 세계 상공회의소 총회가 서울에서 열려 국제적 재계 실력자들이 운집한다. 정부와 재계의 긴장이 오래가는 것은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다.

거시경제지표는 계속해서 바닥권 탈출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강도가 너무 약하다. 경제심리는 많이 좋아진 게 사실이다. 급등하던 물가도 지난달 기세가 꺾이면서 보합세를 유지했다. 수출은 3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했으나 감소율이 많이 줄었다. 그러나 설비투자는 지난 4월 기준으로 6개월째 마이너스. 생산은 2달째 증가율 둔화가 이어지는 등 실물회복이 매우 더디다. 이런 식이라면 완만한 U자형 회복이 맞은 전망인 것 같다.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오는 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에 손을 댈 것인지가 이번주 관심사다. 그러나 콜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물가불안이 다소 진정됐지만 여전히 상승압력이 강한데다 5%선인 지금 콜금리도 충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콜금리를 낮춘다고 자금시장에서 돈이 제대로 돌 것이란 보장도 없다. 채권시장에서는 투기등급 채권의 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지는 등 콜금리 인하 여부와 관계없이 다소나마 신용경색이 풀리는 분위기다.

주식시장은 제자리에서 약간씩 오르내리는 조정국면을 점치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주에는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급락하면서 국내증시에 찬바람을 몰고 왔다. 이번주에도 미국증시의 불안감이 상존해 있는 상태다.

대우차 매각협상과 현대 금강산사업은 이번주가 고비다.
제3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우차 매각협상은 한국경제의 신인도와 관련되는 사안인 만큼 대단히 중요하다. 다만 미국 GM의 인수제안가격이 너무 헐값인 것으로 알려져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
현대의 금강산사업도 육로관광 허용 등 핵심쟁점에 대한 타협안이 이번 주중에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 kyk@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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