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네팔 새국왕 갸넨드라 추대…시민 반대시위 1명 사망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6.05 06:17

수정 2014.11.07 14:08


네팔의 새 국왕으로 갸넨드라 섭정이 지명됐다.

네팔 국가평의회는 4일 디펜드라 국왕의 사망을 발표하고, 고(故) 비렌드라 국왕의 동생 갸넨드라 왕자를 새 국왕에 추대한다고 선포했다.

국가평의회는 디펜드라가 이날 오전 3시45분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디펜드라는 혼사문제를 둘러싸고 지난 1일 만찬석상에서 고 비렌드라 국왕과 왕비·왕자·공주 등을 자동소총으로 살해하고 자살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뇌사상태에 빠진 뒤 신임 국왕으로 추대된 바 있다.

한편 경찰이 이날 오전 국왕 참사를 애도하는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경찰봉을 휘둘러 시위 참가자 1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네팔 내무부는 시위가 격렬해지자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수도 카트만두와 랄리트푸르·바크타푸르 일원에 통금령과 함께 체포 불응자에 대한 발포명령을 하달했다.

목격자와 병원 소식통들은 왕궁 부근에서 시위를 벌이던 20대 남자가 경찰의 곤봉에 맞고 쓰러져 동료 시위자들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졌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수만명의 시위대가 왕궁에서 불과 1㎞ 떨어진 라트나파크까지 진출하자 최루탄을 발사했으며 이어 시위대의 머리 위로 경고사격을 가했다고 현지 TV 및 라디오 방송과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날 시위는 갸넨드라 왕자가 국왕 취임식을 마치고 왕궁으로 들어간 후 시위대들이 왕궁 주변에 몰려들면서 “우리는 도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등의 반(反) 갸넨드라 구호를 외치면서 격렬해졌다.

네팔 전역에는 이날부터 5일동안 공식 애도기간이 선포됐으며 고위 공무원들과 희생자 유족들은 힌두교 전통에 따라 애도의 표시로 머리를 깎았다.


한편 영자신문 카트만두 포스트지는 1면 사설에서 국왕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이번 총격 사건에 디펜드라 국왕이 연루돼 있다는 보도를 언급했으나 아직 공식적인 확인은 없다고 지적했다.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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