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은 올초부터 지난 2월까지 5억6000만달러 어치의 제품을 해외로 수송해 지난해 동기 대비 963%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총 17억3700만달러어치의 수송실적을 기록해 99년 대비 무려 1394% 증가하는 실적을 보였다. 국내 24개 항구 중 물동량 기준으로 5위권(5월말 현재 추정)으로 뛰어올랐고 수출 증가율은 전체 항구 중 1위를 차지했다.
무역협회 및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평택항이 ‘황해 경제권’의 중심지에 입지한 지정학적 장점으로 대중국 및 동북아 교역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다”며 “개발 초기에는 인천항을 대체하거나 예비항구의 개념으로 만들어졌으나 배후권역의 산업단지화, 대중국 교역 증가로 독자적 무역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수도권 및 중부권에서 발생되는 북중국(상하이 이북) 화물이 평택항을 이용할 경우 연간 약 350억원의 물류비 절감이 가능하며 이용 선사에 입항료,접안료,정박료의 전액 면제,도선 및 예선료의 20% 할인 혜택을 주는 등 선박운항 시간 단축 외에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평택시 관계자는 “평택항은 서울에서 1시간 거리로 사통팔달의 도로망과 내륙 깊숙이 위치해 태풍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 588만평의 항만배후지 확보 등 장점이 많다”며 “수출입 물동량의 원활한 처리,수도권의 신규 공단 밀집현상 해소 및 중부권 개발 촉진에 의한 국토의 균형 개발 등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의 해결사로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항이 이처럼 수출전진기지로 급부상한 데는 자동차 수출이 기여한 바가 크다. 평택항을 통한 자동차 수출은 올 3월까지 모두 7만3532대,7억9700만달러어치가 이뤄졌다. 초기에는 미국·캐나다 등 북미 위주의 수출이었으나 최근 들어 중동·유럽·호주·아시아·남미 등으로 수출선이 다변화되고 있다. 특히 유럽지역 수출이 늘어 한달 평균 17척의 자동차 전용 운반선이 평택항을 입·출항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원활한 수출을 위해 건설된 평택항 자동차 전용 부두는 자동차 전용 운반선 접안시설인 2개와 7000여대를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5만평 규모의 야적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장기적으로 이러한 자동차 편중현상(금액기준 86.7%)은 평택항이 국제 항구로 부상하는 데 불리한 요인이며 수출품목 및 수출시장도 더욱 다변화돼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무역협회 측은 “평택항은 규모나 최근의 신장세에 비해 아직 알려지지 않은 항구”라며 “대중국 교역 물동량이 많은 하주와 선주, 중부권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해외 수요자들에게 평택항의 비교우위 요소인 물류비 절감?각종 운임 할인 혜택·수송 시간 단축 등에 대한 체계적인 홍보와 마케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 jerry@fnnews.com 김종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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