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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통해 경기부양한다] 설비투자 지원 대폭 확대 산은·기은 1조원씩 늘려


정부가 국책은행과 공기업을 통해 경기부양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재정·금리 정책만으로는 경기를 떠받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재정의 경우 연초부터 집중해 조기 집행하다보니 하반기에 투입할 ‘실탄’이 많지 않다. 금리정책도 물가를 걱정하는 한은의 견제로 인하조치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정부가 하반기 경기조절을 위해 구사할 수 있는 수단은 갈수록 제약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설비투자와 수출은 심각한 수준으로 뒷걸음질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국책은행과 공기업을 최대한 활용해 경기부양 효과를 거두겠다는게 정부의 계산이다.

◇설비투자 확대 시급하다=설비투자는 지난 해 11월 이후 6개월째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중이다. 이 때문에 성장잠재력 훼손 우려도 커지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기업들이 불투명한 경기전망 때문에 설비투자를 미루고 있다”면서 “투자의욕 고취를 위해 지원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지난해와 거의 똑같은 1.1% 증가 정도로 잡고 투자자금도 대부분 내부자금으로 조달하기로 하는 등 보수적인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정부는 지난 5월3일 경제장관간담회에서 하반기 경제회복을 뒷받침해야 할 과제중 하나로 설비투자 촉진 등 4개 방안을 꼽았다. 정부는 이를 위해 ▲임시투자세액공제(투자액의 10%) 적용시한을 이달 말에서 연말로 연장했다. 또 지난 4월 증액한 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의 설비투자자금도 소진상황을 보아가면서 필요한 경우 하반기에 외자조달 등으로 추가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산은과 기업은행은 설비자금 지원액을 각각 1조원씩 더 늘리기로 했다. 산은 설비자금은 지난해 4조9000억원이 지원됐으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28% 늘어난 6조3000억원이 지원된다. 이와 함께 산은은 30억달러의 자금을 해외에서 조달,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산은 관계자는 “진념 부총리가 최근 홍콩의 한국 경제설명회에서 30억달러를 해외에서 조달하기로 이미 입장을 밝혔다”면서 “저리의 자금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설비투자에 자금을 지원해 설비투자수요를 촉진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은행도 지난달 2조4600억원으로 시설자금 지원한도를 1조원 늘린데 이어 지원한도가 소진되면 3조원까지로 지원규모를 5000억원 더 늘리기로 했다. 기은 관계자는 “지원대상 업종을 제조업뿐 아니라 비제조업의 영업용 시설까지 포함시키고 지원범위도 공장건물에서 영업용 건물자금으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은은 융자한도도 기술형 창업중소기업 소요자금의 경우 전액을,사업장 구입자금의 경우 70%에서 80%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의 보증지원을 주로 하는 기술신용보증기금도 올해 보증지원 규모를 13조원에서 15조원으로 2조원 증액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의 설비투자 자금조달용 보증지원을 위해 지점장 전결 보증한도를 당초 15억원에서 30억원으로 대폭 올렸다.

◇공기업이 투자확대 첨병=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도 경기진작에 적극 동참할 기세다. 한국전력은 당초 올해 에너지 인프라 구축투자 예산으로 4조63억원(발전자회사 7375억원 제외)을 잡았으나 최근 정부의 투자확대 방침에 따라 1985억원을 추가로 배정했다. 투자확대분은 ▲송·변전 건설 및 설비보강(650억원) ▲배전선로 회선신설 및 계통보강(872억원) ▲충남지사 신축 등 경상설비 보강(13억원)에 쓰일 예정이다.

한전은 특히 경기진작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존 투자(4조63억원)의 55.8%(2조2348억원)를 상반기에 집중 투입하도록 하고 있으며 추가예산(1985억원)의 58.2%(1156억원)를 3·4분기까지 조기집행하도록 할 방침이다.한전은 이번 투자확대로 연간 86만70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도 당초 투자예산 9635억원보다 760억원이 늘어난 총 1조395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가스공사는 ▲배관망 공사(585억원) ▲평택·인천 매립공사(125억원) ▲통영 탱크공사(50억원)에 집중 투입키로 했다. 이로써 올해 에너지산업 투자규모는 한전 발전자회사까지 포함할 경우 당초 5조7000억원 선에서 6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산자부 관계자는 “발주물량 증가에 따라 자재·장비 구입이 활성화되면서 건설업과 지역경기 활성화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건설인력 추가투입에 따라 고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john@fnnews.com 박희준 민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