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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조 비과세 펀드 환매에 ‘촉각’

박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6.08 06:18

수정 2014.11.07 14:04


11조4300억원 규모의 투신권 비과세 펀드가 설정 1년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환매여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1인 1통장 2000만원 한도내에서 추가형 상품인 비과세 펀드는 설정 1년이 지나면 비과세 혜택을 받으면서 투자자금도 회수할 수 있는 상품이다.

투신권은 일단 환매 허용 시점을 한달 앞둔 시점에서 여타 상품처럼 급격한 환매 움직임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시장상황에 따라 자금 유출도 있을 수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부분 잔류할 듯=8일 업계에 따르면 7일 현재 투신권의 비과세펀드 설정규모는 11조4300억원이다.이 중 설정 1년이 돼 7월에 환매가 가능한 펀드규모가 9조462억원으로 가장 많고, 8월 1조3355억원, 9월 5038억원 등 연말까지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환매펀드 규모에 비해 유출 자금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각 투신운용사들이 운용하고 있는 비과세 펀드의 업계 평균 펀드 수익률이 7∼10% 정도인데다 설정 이후 3년까지 세금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펀드의 특성 때문에 환매시점이라고 해서 급격한 자금유출가능성은 낮은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고수익을 누리면서 면세혜택까지 받는 간접투자 상품이 없기 때문에 투자자금이 투신권에 잔류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서정호 대한투신운용 주식운용 1팀장은 “세제혜택과 수익률, 추가형인 상품특성을 감안하면 급격한 환매흐름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장세의 흐름을 봐가며 입장표명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시장흐름의 변화=업계 관계자들은 비과세펀드만큼 수익률이 높은 대체상품이 드문데다 주식시장마저 대세상승 국면으로도 보기 힘들어 투신권 머니마켓펀드(MMF)처럼 급격한 자금유출의 가능성은 그 만큼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비과세펀드가 시가평가펀드여서 주식·채권시장 변화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투자자들이 주가의 추가상승 기대감과 채권수익률의 변동폭에 따라 판단여부를 달리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 펀드평가회사의 관계자는 “비과세펀드의 채권투자 한도는 80% 정도로 절반 정도가 국공채로 채워져 있으며, 시가평가여서 채권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수익률이 변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세제 혜택이 주어지는 기간동안 투신사들이 현재와 같은 수준의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로는 비과세펀드와 견줄만한 대체상품이 없어 자금을 찾지 않더라도 채권수익률이 상승해 펀드 투자수익률이 떨어지고, 올 하반기 주식투자 여건이 개선된다면 자금이탈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mkpark@fnnews.com 박만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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