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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투데이―손영석 TI코리아 사장]“직원도 비즈니스 파트너로 대해야”


“우리 회사는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모든 직원이 전문가가 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인적자원이 우리 회사의 가장 소중한 재산이기 때문이지요”

손영석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코리아 사장은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항상 직원들에 게 강조한다. 결과 보다도 ‘현 직급이나 주어진 환경에서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이 점은 또 손 사장 자신의 몸에 밴 인생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손 사장은 원래 삼성 출신이다. 대구고, 성균관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77년 8월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 연구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83년 TI코리아 반도체부문 영업부장으로 스카우트돼 부사장을 거쳐 15년만인 98년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나이는 40대 중반이지만 종업원 450여명에 올해 7500억원의 매출을 바라보는 대기업을 경영해 나가고 있다. 또 1000여 회원사를 둔 외국기협협회의 제3대 회장직도 맡고 있다.

한 대기업의 CEO로서, 외국기협회장으로서 무척이나 바쁜 한해를 보내고 있는 손 사장을 만났다.

-국내 기업과 외국기업에서 일하는 것에 차이가 있는가

▲첫 직장에서 근무할 때 입사 1년차에 했던 일을 2년차에도 똑같이 되풀이 하던 기억이 난다.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근무여건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외국 기업으로 옮긴 후 17년동안 무엇보다도 창의적이고 저돌적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이 행운이었다.

-경영철학은

▲우리 회사의 모토는 한 마디로 ‘개방화’와 ‘전문화’다. 기업의 성격상 부단한 기술개발만이 살아남는 길이기 때문이다. 첨단기술 개발의 각 분야에서 전문화를 살리고 개방을 통해 기술의 저변확대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CEO는 직원들이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평등하게 만들어주면 된다.

대표이사직을 맡은 이후 3번이상 직장을 옮긴 지원자들은 채용에서 재외시킨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그 이유는 하이테크 기업일 수록 제대로 업무를 파악하는데만 5년은 걸린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문화를 위한 부단한 노력만이 경영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TI코리아에서는 직원들에게 많은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던데

▲그렇다. 영어 해외연수 등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있다. 우리 회사는 다른 외국 기업들과 비교해 볼때 직원들의 이직률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직원들은 자신만 노력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CEO로서 가장 힘들때는 언제인가

▲부사장 당시 1개의 사업부서를 정리한 적이 있다. 구조조정 차원이었지만 평소 함께 고생하던 직원들을 떠나 보내는 것은 모든 CEO들이 가장 가슴아파 하는 일 일것이다. 우리 회사는 노조가 없지만 최근 노사간의 갈등이 첨예화되는 것을 보면 착잡한 심정이다.

어떤 쪽의 주장이 옳다고 딱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경제가 회복기미를 조금식 보이는 시점에서의 노사간 대립은 시기적으로 매우 안 좋은 것 같다.

-TI코리아 자랑을 해달라

▲우리 회사는 특별한 케이스를 제외하면 외부 인사의 영입을 자제하고 있다. 직원들의 사기문제도 있지만 TI코리아의 전문가는 내부에서 키운다는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연공서열보다는 능력 위주의 사람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누구나 열심히 노력하면사장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직원들과는 자주 대화하나

▲직원들을 대할때 CEO라고 해서 내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해 밀어부치는 식의 주장은 하지 않는다. 직원들은 비지니스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고객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하고있다. 사무실 방은 항상 열어 놓는다. 건의사항이 있거나 업무와 관련된 대화는 항상 환영이다.

-지난 3월 말 외국기협회장 직을 맡았다. 소감은.

▲ 이제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도 한국경제의 한 축을 차지하게 됐다. 그만큼 우리경제가 국제화 된 것이고 기업의 세계에서는 국경의 의미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이제 우리 경제는 기간산업 구축을 위해 시장을 보호해야 하는 단계는 지났다. 앞으로는 외국인 투자여건을 개선하고 국내 진출 외국기업 임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뛸 것이다.

-외국기협의 올해 역점 사업은.

▲우선 올 11월의 ‘외국기업의 날’을 만들기 위해 산업자원부 등과 접촉을 벌이고 있다. 외국기업들도 엄연히 국내 경제를 위해 경제활동을 하는 주체라는 사실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다.

또 올 연말쯤에는 외국기협 회원사들로 구성된 대북투자단을 만들어 북한 진출을 시도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현재 섬유 통신 가전 등의 부문에서 매우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외국기업들이 10여개사가 넘는다.

-국내에는 주한미상공회의소나 유럽상공회의소 등의 단체가 있다. 외국기협이 다른점은 무엇인가.

▲주한미상공회의소나 유럽상공회의소도 회원기업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외국기협은 통상문제 같은 정치성향 문제를 이슈화하기 보다는 회원사와 외국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1인 2역을 하기위해 평소 체력유지는 어떻게 하는가

▲시간이 날때마다 경보를 한다. 뛰는 것보다 체력유지에 적합하고 운동을 하면서 생각도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골프도 가끔 친다. 핸디는 15다. 가족들과 여행가는 것도 좋아 하는데 회사일로 출장을 자주 다니다 보니 여행을 떠나본지가 꽤 오래된 것 같다.

/ dohoon@fnnews.com 이도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