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할인점·중고전문점에 손님 북적

박찬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6.25 06:23

수정 2014.11.07 13:48



최근 미국?일본 등 해외에서 ‘검약 정신’을 앞세운 합리적 소비트렌드가 소비자들 사이에 정착되면서 한푼이라도 더 아껴보려는 소비자를 겨냥한 신종 창업업종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고소득자를 겨냥한 ‘귀족 마케팅’과 달리 ‘서민 마케팅’에 기초한 신종 창업아이템은 전문 할인점 사업과 중고용품 판매사업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전문할인점은 사무용품?신발?의류?장난감에서 휴대폰?자동차?컴퓨터 할인점에 이르기까지 형태가 다양하다. 또 재활용이 가능한 중고용품 판매점은 올들어 급부상하면서 백화점이나 고급 판매점을 대체할 만큼 강력한 신종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 현금이 부족한 소비자들이 물물교환을 할 수 있는 ‘바터 비즈니스’와 인터넷 안에서 쓸 만한 물건을 싼값에 판매하는 ‘인터넷 창고세일업’ 등도 유망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따라 예비창업자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국내에 없는 사업을 발굴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종 아이템을 연구해볼 만하다.


◇사무용품 및 신발 할인점=사무용품 할인점은 비용절감에 고민하고 있는 일반 소비자는 물론 영세 중소기업들에게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플래밍엄에 본사를 둔 ‘스테이플스’(www.staples.com)가 이 업종의 원조기업이다.

이 회사는 중간 유통업자를 배제하고 가장 싸게 사무용품을 공급할 수 있는 제조업체를 찾아 소비자들의 가격할인 욕구를 충족시킨다. 종이와 펜에서 컴퓨터·팩시밀리에 이르기까지 3만여종의 사무용품을 평균 30∼50%까지 할인 판매하고 있다.

또 미국 인디애나주 에번즈빌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슈 카니발’(www.shoecarnival.com)은 신발판매에 서커스와 할인점을 접목한 새로운 마케팅전략을 도입함으로써 급성장한 케이스다. 슈 카니발은 백화점이나 다른 신발전문점에 비해 최고 40% 싼 가격에 신발을 판매하면서 서커스도 공연한다. 서커스 규모가 작아 많은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도 소비자가 즐거워하기 때문에 제품판매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제품 가격은 박리다매(薄利多賣)를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초저가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나이키·리복·컨버스 등과 같은 내셔널 브랜드 신발을 싸게 팔고 있다.

국내 예비창업자들이 사무용품 및 신발할인점에 관심을 가질 경우 구매가격을 낮출 수 있는 제조업체 발굴과 이벤트를 접목시킬 수 있는 사업감각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중고용품·재활용품 체인점=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그로우비즈 인터내셔널’(www.growbiz.com)은 재활용에 관심이 많은 알뜰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 급성장한 프랜차이즈업체다.

이 회사는 어린이용 장난감·스포츠용품·의류·노트북·MP3플레이어와 DVD에 이르기까지 모든 중고용품을 판매한다. 총 500여종의 중고품을 취급하는 이 회사는 마치 ‘고물 재활용점’을 방불케 할 정도다. 중고품인 만큼 가격이 정상제품 가격의 20% 미만이면서도 성능은 별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재 영국에 1200여개 체인점을 운영하면서 연간 7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매머드급 프랜차이즈 업체가 됐다.

또 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에 본사가 있는 ‘세이카추소코’(www.seikatsusoko.co.jp)는 자원재활용과 환경문제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급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재활용 타이어, 재활용 비누에서 재활용 가구에 이르기까지 재활용품만 전문 판매하는 업체다. 생활잡화·가전용품·가구·골동품 등 총 2000여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사업 초기 재활용품에 거부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점차 싼 가격과 양질의 품질에 이끌리면서 현재는 이 회사 500여 체인점에서 연 5억엔의 판매실적을 올릴 정도가 됐다.

국내 예비창업자들의 경우 대형 창고 할인점 형태를 시작으로 사업을 시작한 후 전국 체인화를 시도할 경우 성공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인터넷 창고세일업과 바터 비즈니스업=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인터넷 창고 세일업체인 ‘하프닷컴’(www.half.com)은 인터넷을 통해 모든 물건을 50%이하로 판매한다는 전략이 주효, 성공한 케이스다.

취급 상품은 서적·음반·비디오 기기·게임기 등 370만여개로 네티즌에게 인기가 높은 상품이어서 매우 두터운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각종 제품의 가격이 싼 이유는 재활용품 및 중고품이기 때문이며 다양한 상품종류가 이 사업의 성공열쇠가 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업종인 만큼 무점포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장 대표적 소자본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바터 비즈니스업체인 호주 시드니의 ‘켈커스’(www.kelcas.com)는 현금이 부족한 소비자들이 물물교환을 통해 필요한 상품을 구입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불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사람에게’라는 표어를 내걸고 있는 이 회사는 기존의 오프라인 바터 비즈니스를 온라인 형태로 바꾸면서 사업규모가 커지고 있다. 1000여종에 달하는 물품을 필요한 소비자에게 물물교환 형태로 교환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터넷 중개업’의 형태를 하고 있다.
대학생 등 젊은 소비자층 위주로 인기가 더해가면서 사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들 사업의 경우 국내에 아직 보급되지 않아 예비창업자들의 신종 창업아이템으로 적합하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은 “전문 할인점과 중고품 판매점은 해외에서 프랜차이즈 사업화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아직 체인사업 형태로 발전하지는 않았지만 멀지않아 사업형태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