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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경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란

조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6.26 06:23

수정 2014.11.07 13:46


우리는 가끔 언론매체를 통해 한국은행,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이 작성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결과를 접하게 된다. 지난해까지는 통계청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생산지수 등 지표경기는 좋은데 체감경기가 나빠 지표·체감경기간 괴리확대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디. 그러나 최근에는 반대로 체감경기는 좋은데 지표경기가 나빠 BSI가 실제경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문자그대로 기업가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 현재 경제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는 미래의 경제상황을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직접 파악하여 수량화하는 방법이다. 이는 기업가들의 경기에 대한 판단과 예측은 국민경제 전체의 활동수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을 그 바탕으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BSI는 전체 응답업체중에서 전기(전년동기)에 비해 경기(매출, 생산 등)가 호전(증가 혹은 상승)했다고 응답한 업체의 비중에서 감소(하락 또는 악화)했다고 응답한 업체수의 비중을 빼 여기에 100을 더하여 작성하고 있다. 따라서 BSI는 0에서 200 사이의 수치를 가지고 되며 동 지수가 100을 넘으면 장래 상황이 좋다는 것이고 100 미만이면 좋지 않다는 것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인가, 아니면 나빠질 것인가 또는 비슷할 것인지를 100명에게 물었을 경우 좋다고 응답업체 수가 40개, 나쁠 것이라는 10개일 경우 BSI는 130이 된다.

이와 같은 BSI가 처음 실시된 것은 1920년대 부터다. 그러나 현대적인 의미의 기업경기조사는 세계 제2차대전 이후로서 1947년 미국 상무부에 의한 투자계획서베이와 1950년 독일 IFO경제연구소에 의한 기업경기서베이가 그 효시라 하겠다.

기업경기조사는 설문조사방식에 의존하므로 간편하고 신속하게 경기를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경제통계로는 포착할 수 없는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수량화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크게 활성화되어 왔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단기 경기예측수단으로서의 유용성이 부각되면서 기업경기조사를 실시하는 국가 및 조사기관 수가 급속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은행, 산업은행, 상공회의소 등이 분기로 BSI를 작성하여 발표하고 있으며 전경련은 월별로 공표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일본은행과 유사하게 경기대응성이 낮고 조사가 곤란한 금융, 보험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을 조사대상으로 하고 있어 제조업 등 일부 업종만을 조사하고 있는 국가 및 기관들과 구별된다. 따라서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조사 결과는 국민경제 전체의 경기변화를 폭넓게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업황 BSI는 대표적인 경기지표인 경제성장률과 변동방향이 대개 일치하며 특히 전망 BSI의 경우 약 1분기 정도 선행하여 유용한 경기판단지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은행 BSI는 일반적으로 전망 BSI가 업황 BSI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기업이 현재의 경기보다는 장래의 경기를 낙관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을 갖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낙관적인 기대는 경기상승기보다는 경기하강기에 보다 심한데 요즘처럼 경기가 나쁠 때 일수록 ‘좋아졌으면’ 하는 기대감이 보다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지표경기와 체감경기간의 격차가 나는 것도 이러한 점이 일부 반영된 결과로 보여진다.

/김현철 한국은행 산업분석팀 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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