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범한 한미은행 ‘하영구호’가 외부 낙하산 인사와 관련해 노조와 마찰을 빚는 등 내부 불만과 반발에 부딪쳐 표류하고 있다.
지난달 단행된 임원 인사에 이어 이달 초로 예정된 책임자급 인사에서도 씨티은행 출신을 대거 영입할 계획이라는 얘기가 나돌면서 한미은행 노조와 직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미은행은 지난달 27일 임원인사에서 하행장이 오랜기간 몸담았던 씨티은행 출신 이사 2명을 본부장에 전격 기용, ‘씨티은행 출신 낙하산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9일부터 은행 본점 로비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가는 한편, 지난 2일에는 이들 신임 임원들에 대한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게다가 곧 단행될 팀·점장급 인사에서도 씨티은행 출신을 책임자급으로 대거 충원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직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미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행장이 이번 정기인사에서는 외부 영입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앞으로 시간을 두고 한두명씩 영입한다면 결과는 마찬가지”라면서 “임원에 이어 실무책임자까지 외부에서 무차별적으로 영입한다면 어떤 직원들이 동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외부 인사를 추가 영입할 때에는 노조측과 사전 합의하기로 서면약속하지 않을 경우 현재의 천막농성에 이어 투쟁강도를 계속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직군제 문제를 둘러싼 노사간 대립도 갈등의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 노조는 현행 직군제와 관련, 업무 비효율성은 물론 직원간 반목과 상대적 박탈감을 노출시키는 등 문제가 많다며 폐지를 주장해왔다. 그러나 현 경영진은 직군제 확대야말로 세계적인 추세라고 주장, 노사간 팽팽한 대립양상을 띠고 있다.
/ trudom@fnnews.com 김완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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