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미국에서 매맞는 남편들의 ‘커밍아웃’이 늘어나면서 가정폭력 피해자의 3분의1 이상이 남자로 집계됐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자료인 98년 미 법무부 통계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자의 36%가 남자로 조사돼 있다.
가정폭력의 피해자임을 시인하고 나서는 남편들이 늘고 있기는 하나 아직 상당수가 이를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매맞는 남편의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뉴욕 브루클린에 본부를 둔 ‘남성권리찾기연맹’의 존 미들턴 사무총장은 포스트와의 회견에서 “가정에서 부인의 폭력에 시달리는 남편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남편은 직장에서 돌아와 집안 일을 하고 여자는 남편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쇼핑을 다니는 것이 ‘매맞는 남성 증후군’이라고 밝혔다.
‘가정문제 평등을 위한 포럼’의 회장 데이비드 버로스는 매맞는 남편 증후군과 관련해 남자들이 완력이 약해 매를 맞는 것은 드문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는 “모든 남자는 자신이 폭력을 휘두르면 아내가 다치고 경찰을 부를 것이란 점을 확신하고 있는 반면 여자들은 폭력을 써도 남편이 다치거나 다른 곳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알고 있다”면서 매맞는 남편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매맞는 남편들은 그러나 최후의 수단으로 법원을 찾아도 법의 보호를 받기가 쉽지 않다.
여자들이 가정폭력 피해를 호소하면 법원의 보호명령이 즉각 내려지지만 덩치가 큰 남성이 아내의 폭력을 고발하면 이를 믿는 판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