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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만 불리는 CEO “아웃”


삼성 LG SK 등 주요 그룹들이 계열사와 최고경영자(CEO)를 평가하는 잣대를 매출과 자산, 시장점유율 등 외형 위주에서 주주가치와 실질 기업가치(EV) 창출 및 확대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를 위한 평가지표 가운데 하나로 ‘EVA(경제적 부가가치)’를 도입, 가치창출 및 제고에 경영역량을 집중시키는 한편 독자적인 평가 시스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EVA는 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뺀 것으로, 영업활동을 위해 투입한 자기자본을 비용으로 간주함으로써 주주 입장에서 본 기업의 실질가치를 나타낸다.

전경련 김석중상무는 “이같은 변화는 무모한 사업확장을 통한 양적 성장보다는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략 부문에 대한 투자와 과감한 비수익 사업 정리를 유도하기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VA 도입, 정착=삼성은 지난 99년부터 계열사와 CEO의 경영실적평가 척도로 EVA 70%,주가변동율과 시가총액 변동율 30%를 반영하고 있다.

삼성은 이전에는 EVA 60%, 주가관련 30%, 부채비율 10%로 평가 비율을 유지했었으나 계열사 대부분이 부채 200%를 달성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부채비율을 빼고 EVA 비중을 70%로 올렸다.

삼성 관계자는 “수익위주의 건실한 경영 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EVA를 주요 평가요소로 도입했다”며 “올해에는 주가 비중을 낮추고 EVA 비중을 더 높이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LG 역시 EVA와 주가 등 주주가치 향상 정도를 평가의 절대적 지표로 삼고 있다. 올해 LG 각 계열사들은 주식시장 침체속에서도 시가 총액이 연초 대비 51%이상(13일 종가 기준)올랐을 뿐 아니라 일부 계열사는 무려 90%이상 증가해 연말 평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LG 관계자는 “수익성과 현금흐름 위주의 경영 등 EVA 향상에 힘쓴 결과”라고 말했다.

◇평가시스템 개발=SK는 올해 경영목표 실천 평가시스템으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s)’를 개발했다.

SK 관계자는 “과거 평가 기준은 단기적 생존 차원의 동일한 재무지표들이었다”며 “사업 구조조정과 미래 성장사업 구축을 위한 평가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재무 이외의 전략, 운영 등 모든 요소를 감안, 개발한 것이 KPI”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의 경우 이동전화 가입자당 사용료(ARPU), 무선인터넷 시장 개척, 중국 시장 진출, 해외 자본 및 기술제휴 등을 KPI 지표로 설정하고 있다.

◇다양한 평가지표 활용=두산은 지난해부터 ‘중역 평가보상제’에 따라 ‘CEO 퍼포먼스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마련하고 ▲재무(현금흐름, 영업이익) ▲전략(핵심사업 추진실적) ▲임팩트(주가?^EVA) 등을 측정한다.한화 역시 ▲재무(EVA?^손익?^현금흐름) ▲주가 ▲환경안전, 노무, 친절서비스 등을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효율적인 EVA 산출을 위해 완벽한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을 갖추는데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shkim2@fnnews.com 김수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