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중국의 올림픽 개최가 우리 경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이 올림픽 유치를 경제 재도약의 계기로 삼기 위해 집중적인 ‘올림픽 투자’에 나설 것이 확실시돼 중국시장 개방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얻는 것과 잃는 것=재계,경제연구소 및 무역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자,건설,환경,수송기계,통신장비,소프트웨어,관광분야에서 올림픽 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철강,시멘트 등 건설 자재부문에서도 대중수출이 늘어날 것이다.또한 중국이 대기와 수질정화 및 쾌적한 교통환경을 위해 대대적인 환경정비 산업에 나설 것으로 보임에 따라 환경 및 수송장비 부문에서 우리 기업의 진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오는 2008년에 제4세대 첨단 이동통신 서비스와 고화질(HD) 디지털방송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우리나라 정보통신분야의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아울러 외국인 출입국 등 규제완화로 시장경제 및 개방의 가속화가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대중진출이 용이해지고 현지 사업활동이 원활해지는 등 간접적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올림픽 개최 준비로 중국의 인권문제가 개선돼 해외기업의 대중진출이 늘어나는 경우 중국내에서 시장확보를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인건비가 상승, 중국내 사업여건이 어려워지는 결과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아울러 중국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이 강화되면서 향후 한국기업들의 수출이 위축되고 해외에서 중국기업과의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이미 중국은 경제전반에 걸쳐 상당부분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데다 우리나라는 IMF사태 이후 중국진출이 부진하면서 중국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확보가 단절됐다”며 “중국진출시 국내기업들의 보다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요 그룹별 중국진출 전략=삼성은 스포츠마케팅과 함께 중국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아래 그룹차원의 중국본부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올림픽조직위원회로부터 올림픽 공식스폰서로 지정받아 자사 제품의 지명도를 대대적으로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에서 스포츠 마케팅이 큰 효과를 얻어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견인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성은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상설 홍보관 개설을 적극 추진함과 동시에 우승이 예상되는 선수나 팀을 집중 지원, 마케팅 효과를 배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스포츠마케팅과는 별도로 중국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장기적으로는 본사로부터 직수입 제품 및 현지 생산제품에 대한 통합 구매�^판매 등 물류 효율화를 위한 현지 판매법인 설립도 검토 중이다.
또 한류 등의 중국내 한국이미지가 제고되고 있는 점을 적극 활용,PDP-TV, 디지털TV, 대형냉장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판매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는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함과 동시에 중국경제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친화·공유’전략을 세우고 중국내에서 올해만 40억달러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축구,농구 등을 후원하는 스포츠마케팅을 포함해 다각적인 마케팅을 전개하며 올림픽 유치 붐 조성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 역시 중국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전략을 병행할 방침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비중을 높인다는 방침 아래 이달말부터 PDP-TV의 중국 현지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9월 중국 현지 파트너인 지앙수위에다그룹과 50대50 합작으로 지앙수현대기아위에다자동차를 설립해 오는 2010년 자동차 보유대수가 5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11월에는 중화권을 총괄하는 현대·기아차 중국 총괄본부를 신설, 본격적인 중국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달 정몽구 회장은 방중, 중국은행의 리우캉킹 총재와 자동차 할부금융 및 수출입금융 등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 협의서를 체결하는 등 중국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기아차는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의 공식 후원사로서 이를 활용한 스포츠마케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SK그룹은 중국 내에 ‘또 하나의 SK그룹’ 건설을 목표로 ‘베스트 중국기업’전략에 시동을 걸었다.베스트 중국기업은 SK의 기업문화와 비즈니스 모델을 공유하면서 철저하게 현지화 된 중국기업을 뜻하는 것이다.SK는 이를 위해 중국 사업을 총괄운영할 현지법인대표에 전 인텔차이나 대표인 셰청씨를 전격 영입, 국내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현지법인 대표에 중국인을 채용했다.또 중국의 우수인력을 채용, 국내 사업장에서 근무하게 한 뒤 다시 중국 현장에 투입하는 ‘교차근무제’를 실시할 방침이다.
◇IT분야 진출 확대=정보기술(IT)관련업계에서는 중국의 WTO 가입과 베이징 올림픽이 최근 IT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는 중국내에서 ‘IT 특수’의 촉매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중국 공략의 선봉은 단연 통신부문. 중국은 국내업체들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세계 종주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지역이다. 특히 정보통신부가 직접 나서 민간기업들과 협조, 한·중간의 CDMA 협력을 실질적인 수출로 연결시키기 위해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지난 6월19일∼26일 중국 CDMA 로드쇼를 통해 지난 5일 현재 2억1700만달러의 수출계약을 성사시켰다. 정통부는 중국내에서 앞으로 4년간 단말기,부품 및 운영업체 등 중소기업을 포함한 CDMA 전분야에서 120억달러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2004년까지 8500만명의 가입자가 예상되는 차이나유니콤의 CDMA 네트워크 입찰에서 상하이,푸젠 등 동부 연안의 4개 지역에 113만 회선규모의 CDMA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삼성전자는 여세를 몰아 3세대 이동통신 cdma2000 1x 시범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다.
시스템통합부문에서는 스포츠 분야 시스템통합(SI) 사업에 노하우가 가장 많은 쌍용정보통신이 가장 적극적이다. 쌍용은 2002년 한·일월드컵 대회운영시스템 구축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2008년 올림픽의 경기운영,대회관리,통합정보,멀티미디어 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할 전략이다.
삼성SDS는 지난 99년 설립한 베이징법인과 상하이·광저우 사무소를 중심으로 중국전역을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삼성SDS는 중국 정부가 올림픽 준비를 위해 2008년까지 도로,지하철 등 도시정보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인 점을 감안해 지능형교통시스템(ITS),요금자동징수시스템(AFC), 교통카드(IC카드)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휴대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세원텔레콤,팬택 등이 연이어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만 대중국 수출물량이 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중계기 분야에서는 KNC,단암전자,위다스 등 전문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속속 내놓고 있다
한편 SK텔레콤은 한국,일본,중국을 하나의 단일통화권으로 묶겠다는 구상을 현실화시키는 데 전력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NTT도코모와의 지분매각 협상과 함께 앞으로 차이나모바일과도 제휴, 이를 통해 중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산업부·정보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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