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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 ‘용병들의 독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7.18 06:29

수정 2014.11.07 13:27


용병천하, 정확히 말하면 ‘도미니칸 블랙파워’로 요약될 듯 싶다.

2001 프로야구 전반기는 어느 해보다도 투타에서 용병들의 독주가 눈에 띄었다. 호세(롯데)와 우즈(두산) 등 검증받은 외국인 선수들과 함께 에레라, 에르난데스(이상 SK), ‘카리브해의 괴인’ 갈베스(삼성) 등 새로운 용병들이 타이틀의 각종 순위를 독식하고 있는 형편이다. 퇴출이 가까와진 로마이어(LG)의 부진을 감안해볼 때 ‘한국 프로야구 용병=도미니카 출신의 흑인 용병’의 등식이 성립된다.

먼저 호세는 타격 전관왕을 노려도 될만큼 무서운 기세. 토종 이승엽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홈런 부문(24개)을 필두로 타점(73), 장타율(.708), 출루율(.498) 등 방망이로 해내는 대부분의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며 가공할만한 위력을 보이고 있다. 최하위로 처져있는 팀, 중심타선의 부재 등을 감안할 때 호세의 고군분투는 기현상에 가깝다.

이들의 넘쳐나는 기교와 파워는 이제 국내 선수들의 고유영역이라 여겨졌던 타격왕까지 넘보게 하고 있다.
삼성의 옛 용병 스미스 등 빠른 직구에는 강하고 변화구에 약했던 것이 1세대 용병들이라면 올해 영입된 외국인 선수들은 정교함까지 겸비하고 있다. 타격 1위(.352) 호세, 2위 에레라(.349), 4위 데이비스(.339) 등이 타격왕 경쟁 후보. 이들은 밋밋한 변화구는 여지없이 때려내고 있다. 좋은 손목힘과 탁월한 선구안이 국내 선수들보다 한 수 위다. 최악의 경우 국내 선수들에게 돌아올 타격부문 타이틀은 정수근의 도루 하나일 가능성도 있다.

마운드에선 삼성 갈베스가 단연 압권. 공격적인 몸쪽 공으로 빈볼 시비를 불러 일으키며 화제를 불러모은 갈베스는 19일 현재 7승1패, 방어율 1.74로 타석에 들어선 타자들을 꽁꽁 묶어놓고 있다.


용병들의 개인 타이틀 무한질주는 어찌보면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올해부터 팀당 외국인 선수 보유 엔트리를 3명으로 확대해 ‘먹튀 선수’를 일찌감치 솎아낼 수 있었다.
자연히 토종들이 밀릴 수밖에 없다.

/김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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