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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위기’ 대비하자]“국회, 세일즈외교 강화하라”


지난해 11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한국 벤처산업 활성화 및 국내업체 세계시장 진출을 촉진하기 위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의 정책실험이 시도됐다. 국내 벤처 산업이 코스탁 시장의 침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감안, 국회 과기정통위 일부 의원들이 ‘정치는 글로벌 비즈니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해외 판매로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국내외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일부 벤처 업체 대표들을 이끌고 퀄컴 및 에릭슨 등 유명 업체 대표들과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등 일종의 세일즈 외교였다.

정쟁만 일삼고 비생산적이라는 비난을 극복하기 위한 일종의 고육책이었으나 이같은 시도는 의외로 적잖은 호응을 얻었다. 실제로 당시 실리콘밸리 방문에 동행했던 국내 보안시스템 업체인 마크애니 최종욱 대표는 당시의 의원외교가 에릭슨과의 돈독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이같은 공신력이 세계시장 진출에 적잖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다. 최근 민주당 최용규 의원은 평소 자신과 친분이 두터운 중국 자동차 수입업체를 대우 자동차에 연결, 차량과 관련 주변기기 등을 3년간 7500만달러 어치나 수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등 일부 의원들의 세일즈 외교가 눈에 띈다.

국민들은 점차 삶의 질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정치가 정쟁을 중단하고 관심을 경제와 ‘세계시장’으로 돌릴 때가 됐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이상희 의원은 “정치가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적극 나섬으로써 생산적인 국회, 생산적인 정치 구현을 목표로 현장 상임위 활동이 필요하다”며 “국내소규모 우수 벤처 기업들의 대외 홍보지원에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 여건 마련과 국내 기업들의 신뢰 제고를 위해 정치권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국회 상임위의 해외활동 강화라든지 소규모 사업체들의 해외시장 개척 등도 훌륭한 모델이 될 수 있다.

이충우 국회 정책보좌관은 “정치가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는다는 국민적 인식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경제발전의 도움이 되는 생산적인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회의원들도 개개인의 특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연 1회 이상 외자 유치 활동 또는 우수 벤처사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판로 개척에 나서준다면 국내 기업들의 현지 신뢰도도 더욱 높아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sm92@fnnews.com 서지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