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정가트렌드-청와대레이스 누가 뛰나] 대권주자 선점경쟁 ‘후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7.23 06:31

수정 2014.11.07 13:24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차기 대권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최근엔 국민적인 관심이 높았던 언론사 세무조사, 일본 교과서 왜곡문제 등의 정국에서 저마다의 소신(?)을 밝히며 국민 지지도를 높이기 위해 각개약진을 펼치고 있다. 특히 7,8월 하한정국을 맞아서는 지방민생 현장 방문 일정에 치중하던 여권내 대선주자들이 ‘외교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는 등 잠룡들의 물밑 각축전도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YS 임기말과 같이 여권내 8∼9명의 잠룡들간 경쟁과 이회창 총재 등 야당의 조기 대선전략도 가속화되면서 차기대권과 맞물린 정국 풍향계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

◇세대교체론=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최근 “내년 대선에서는 산업화세대가 대통령이 되지 않겠느냐”며 ‘산업화 세대론’을 제기했다. 97년 대선 때 그가 들고나왔던 세대교체론의 새로운 버전이다. 이위원의 측근은 “산업화세대는 산업화시기에 학교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의미한다”며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을 내세워 60대 후반인 한나라당 이총재와 차별화를 시도할 생각이며 세대간 갈등을 막을 수 있는 슬로건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40∼50대 주자인 김근태·정동영 최고위원, 노무현 상임고문 등도 세대교체론에 우호적인 반면 60대 초반인 김중권 대표는 부정적이다.


◇대세론=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최근 일련의 여당 국정난맥상의 틈새를 비집고 대세론 확산을 시도하고 있다. 이총재는 야당의 유일한 대권후보로 자리잡아 가고 있으며 정권의 실정을 부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이미지를 구축하려 안감힘을 쓰고 있다. 이총재는 세대교체론이 확산될수록 득될 게 없다고 보고 논란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권철현 대변인은 “연령을 이슈로 삼으려는 것은 비열한 짓”이라고 공박했다.

◇비마론(肥馬論)=민주당내 동교동계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다. “기수(騎手)를 정하기 전에 말부터 살찌워야 하며, 그러면 누구를 기수로 앉혀도 이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 정부의 업적을 국민이 높이 평가하게 되면 그때 가서 여권이 다크호스(복병마)를 내도 이길 수 있다는 논리다. 이인제 위원의 ‘조기 기수론’ 또는 ‘대항마론’과는 배치된다. 동교동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있는 한화갑 최고위원이 대표적이다. 한위원은 “지금은 경제난 극복과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전념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몰아치기 공부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며 정부·여당의 민심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영남후보+링컨론=최근 경북 출신인 민주당 김중권 대표와 부산 출신인 노무현 상임고문은 ‘영남 민심’을 거론하며 차기 대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대표는 최근 “지역신문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남 후보가 나오면 TK에서 지지하겠다는 여론이 54%에 달한다”며 “노태우 대통령보다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어릴 적에 전쟁을 겪는 등 고생을 했고 지역화합을 이룰 수 있는 점에서 미국 링컨 대통령과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며 ‘링컨론’을 폈다. 노고문도 ‘링컨으로부터 배우는 10가지 교훈’이란 책 출간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링컨론’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도 볼만하다. 특히 노고문은 최근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 소신행보를 계속해 포스닥(정치증권)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개혁적 제3세력론=최근 한나라당 비주류의 심상찮은 기류와 여야 중진이 함께 참여한 ‘화해와 전진 포럼’ 출범 등으로 ‘제3세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3세력의 정점으로 정몽준-박근혜 신당설도 제기되고 있다. 정의원은 내년 대선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 전 단계로 신당 창당 문제를 일찍부터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창당 시기는 여야 기성정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치러질 내년 상반기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의원 37명과 각계 인사 95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화해와 전진포럼’도 모임의 성격과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정치권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JP대망론=자민련 김종호 총재대행이 ‘대망론’에 불을 지핀 뒤 당원들이 목청을 높이고 있고 급기야 JP마저 지난 20일 대전에서 “나는 킹메이커가 되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킹메이커론’을 직접 부인, 대망론에 기름을 붓고 나섰다. 이는 지난 3월 JP가 ‘킹메이커’를 자처할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김대행은 ‘JP 대망론’의 근거로 ▲‘JP도 한번 해야 한다’는 순서론 외에 ▲전직 대통령이 밀어줄 가능성이 가장 크고 ▲영남권에서 가장 거부감이 덜한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정치가 생물이라고는 하지만 내년이 된다해서 JP의 지지도가 높아질 수 있겠느냐”며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2강·3강론=지난 20일 민주당 노무현 고문은 여권 내 차기대선 후보군의 경쟁과 관련, “이인제·노무현 양강체제라고 하는데 조금 있으면 내가 추월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시했다.
그러자 지난 22일에는 김근태 최고위원이 당사를 찾아 “내 지지도도 올라가고 있으므로 머지않아 3강(이인제·노무현·김근태) 구도로 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최고위원은 또 “방향과 노선이 달라지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당내 경선에서 노고문과의 연대를 안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두 사람은 그동안 틈날 때마다 강한 연대의지를 밝혀왔으나 ‘2강,3강론’으로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 kreone@fnnews.com 조한필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