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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오픈 최종R] ‘넘버2’듀발, 생애 첫 메이저 석권


‘더 이상 넘버 투라 부르지 마라.’

타이거 우즈의 그늘에 가려 항상 ‘종이 호랑이’ ‘불운의 골퍼’ 등으로 상징되던 데이비드 듀발(29·미국)이 최고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브리티시 오픈(총상금 495만달러)의 130번째 주인공으로 등극하며 메이저대회 무관의 한을 풀었다.

23일 새벽(한국시간) 영국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즈GC(파71·6905야드)에서 끝난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듀발은 버디 5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클라레 저그(순은컵)’를 안았다.

‘무명 돌풍’을 일으키며 준우승을 차지한 니클라스 파스트(스웨덴)와는 3타 차이.

이로써 듀발은 지난 93년 프로 데뷔 후 8년만에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르며 최근 7번의 브리티시 오픈에서 미국선수로는 6번째 우승을 차지한 선수로 기록됐다.

2연패 석권과 5타차 역전 우승을 노리며 비장한 각오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골프 황제’ 우즈는 이날 버디 5개, 보기 2개, 트리플보기 1개로 이븐파를 기록하며 합계 1언더파 283타로 공동 25위에 그쳤다.

공동선두로 출발한 이언 우스남(영국)은 첫홀(파3)서 버디를 잡으며 우승을 향해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으나 2번홀서 캐디백 속에 15개의 클럽이 들어 있어 2벌타를 부과 받아 상승세가 꺾이며 이븐파로 경기를 마무리, 6언더파 278타로 ‘남아공의 황태자’ 어니 엘스, 베른하르트 랑거 등과 함께 공동 3위에 머물렀다.

4명의 공동선두가 출발, 한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듀발은 진정한 승자답게 완벽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3번홀(파4)에서 5.5m 버디퍼팅을 성공하며 앞서 출발한 파스트와 공동 선두로 올라온 듀발은 6번홀(파5)에서 세컨드 샷을 그린에 올린 뒤 2퍼트로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로 부상했다.

자신감이 붙은 듀발은 파5홀인 7번홀에서 티샷을 360야드 날린데 이어 2온에 성공 이글 버팅을 시도했으나 버디에 만족하며 2위 그룹과의 간격을 2타차로 벌렸다.

보기없이 3언더로 전반 홀을 마친 듀발은 11번홀(파5)에서 그린 주변의 벙커에서 컵 1m 옆에 붙이는 완벽한 벙커샷으로 버디를 솎아내며 1타를 더 줄였다. 12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며 뒷심 부족으로 무너졌던 악몽이 재현되는 듯했으나 바로 다음 홀인 13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내며 1타 차까지 쫓아왔던 미구엘 앙헬 히메네스(스페인)의 추격을 따돌렸다.


박빙의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던 듀발은 14번홀(파4)과 15번홀(파4)에서 티샷이 러프에 들어가는 위기를 맞았으나 침착하게 파세이브를 해내면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2타차까지 따라 붙으며 막판 뒤집기를 노렸던 클라크는 17번홀(파4)에서 통한의 더블보기를 범하며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PGA투어에 15번 출전, 단 3번만 컷오프를 통과하며 30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인 파스트는 전반에만 버디 4개를 낚으며 단독 선두까지 오르는 등 ‘무명돌풍’을 일으켰지만 후반에 더 이상 타수를 줄이는 데 실패, 대회 역사상 최대 이변의 문턱에서 무너지며 준우승에 만족해야만 했다.

/ msj@fnnews.com 문승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