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4일 정부의 개혁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대한변호사협회의 결의문을 놓고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보수·기득권층의 저항’이라며 강력 성토한 반면 한나라당은 현정권의 ‘각성’을 촉구했다. 여기에 한나라당 이재오 총무의 ‘탄핵소추’ 발언 내용이 알려지면서 민주당이 발끈하고 나서는 등 양당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민주당 김중권 대표는 이날 당4역회의에서 “정부의 개혁은 법 절차에 따라 이뤄지고 있는데 변협 결의문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적시하지 않은 채 막연한 얘기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어 유감”이라며 “어떤 목적을 갖고 그러한 결의문을 썼다고 밖에 볼 수 없어 법조인으로서 부끄럽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법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하고 있다’(이해찬 정책위의장) ‘수구기득권의 저항’(추미애 지방자치위원장) ‘막연한 느낌으로 얘기하는 것은 율사들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임채정 국가전략연구소장)는 등 강도높은 비난발언이 이어졌다. 전용학 대변인은 한나라당 이재오 총무가 이날 당3역 회의에서 변협 결의문을 논의하는 가운데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거론한데 대해 “우리 정치를 동남아수준으로 격하시키려는 게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얘기”라며 “더위를 먹은 모양”이라고 발끈했다.
반면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아래 위 할것 없이 현정권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극에 달했다”면서 “변협이 대중선동주의적 허구적 개혁의 위험성을 신랄하게 지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기배 총장은 “임기를 1년반 정도 남겨놓은 대통령은 이제 벌여놓은 일들을 수습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대통령은 집권당 총재직에서 물러나 국정에 전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기춘 총재특보단장은 “조세법률주의가 사실상 무효화, 형해화된 만큼 조세권이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총무의 ‘탄핵소추’발언이 의외의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권철현 대변인이 나서 “이총무의 발언은 어디까지나 사견이고 당론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 pch@fnnews.com 박치형 서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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