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사태와 외제화장품의 수입증가로 침체됐던 국내 화장품시장이 지난해부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같은 회복세는 각 업체들이 수입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인에 맞는 제품개발에 노력하는 한편 방문판매와 홈쇼핑 등 차별화된 판촉전략으로 시장개척에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 업계에 따르면 태평양,LG생활건강,코리아나 등 ‘빅3’를 비롯한 상위 10위권 업체들의 올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가량 증가하는 등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업체별로 태평양은 전년대비 25% 성장한 57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LG생활건강은 21% 신장한 2300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코리아나는 11% 늘어난 187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국내 화장품시장의 50%가량을 선점, 업계 ‘빅3’로 불리는 이들 3사는 지난 2000년에도 99년에 비해 9∼17%의 매출신장을 보이는 등 화장품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 2000년 매출이 99년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던 한국화장품과 한불화장품도 올 상반기 고성장을 기록, 반격에 나섰다. 한국화장품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이 18% 늘어 750억원을 기록했고 한불화장품도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4% 성장한 845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이밖에 참존,나드리,에뛰드 등 중견업체들도 올 상반기 매출이 10∼20%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태평양 관계자는 이같은 성장에 대해 “올 초 기능성화장품 인증제가 실시된 이후 업체들이 미백,주름제거,자외선 차단 등 각종 기능성 화장품을 선보인 데다 새로운 성분을 포함한 신제품 개발에 주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화장품업체들은 물과 공기,와인,호두,허브 등 새로운 성분을 포함한 신제품을 대거 출시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은 것도 상반기 성장요인으로 들었다.
이밖에도 백화점을 주요 판매경로로 삼아온 수입화장품에 대응하기 위해 방문,카탈로그,홈쇼핑 등 판로 다양화도 성장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IMF사태와 함께 부도를 겪었던 피어리스,에바스,쥬리아 등 중소업체들은 극심한 매출부진과 마이너스성장에 시달리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인수·합병(M&A)을 추진중인 피어리스는 지난해 매출이 99년에 비해 31%나 되레 감소했으며 화의중인 에바스와 쥬리아도 각각 13%, 21% 줄어드는 등 연매출 200억원을 넘어서지 못한 채 업계 매출순위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한화장품공업협회 김성수 부장은 “외환위기와 수입화장품의 인기로 불황을 겪고 있던 국산 화장품업체들이 최근 들어 기능성화장품을 대거 선보이면서 가파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히며 “이러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업체는 상위권에 편중돼 있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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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kwon@fnnews.com 권세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