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저금리시대 개인 빚 급증]부실債 대량발생 우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8.06 06:35

수정 2014.11.07 13:12


개인부문의 금융부채가 증가하는 것은 저금리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개인의 소득도 증가하고 있는데다 금리가 낮기 때문에 개인 부문 대출이 부실화될 우려는 적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실물부문과 무관하게 금융권 내부에서만 형성된 취약한 저금리 기조가 다시 금리상승기로 전환할 때는 가계부문의 대규모 부실채권 발생이 불가피해 개인과 금융기관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대출과잉 문제없나=한국은행은 지난해 분기별 개인부문 대출증가율이 12%대를 유지하다 올해 1·4분기들어 10.8%로 다소 낮아졌음을 강조하고 있다.한은은 또 개인부문의 가처분소득에 대한 금융부채 비중이 90%대로 선진국의 106∼118%보다 낮기 때문에 부채비중이 더 높아질 여지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한은은 부채증가에 따라 가계의 금리변동 위험 노출정도가 심화되고 있으며 경기변동에 따라 가계의 신용위험이 급락할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민들이 푼돈을 쉽게 끌어쓸 수 있는 수단으로 선호하는 신용카드의 연체율은 지난 6월말 현재 8.8%로 상승했다.신용카드 연체율은 지난해 6월말 6.4%에 불과했다.

덮어놓고 돈을 끌어썼던 신용카드 부문에서는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이 상승하는 것이다.

연체부문은 비교적 양호한 가계자금 대출도 저금리 기조에 사소한 변동만 와도 엄청난 규모의 부실채권을 양산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은은 가계부채가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늘지 않도록 할부금융제도와 금융기관의 채무분할상환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과열때는 부채가 자산증가율 압도=지난 1·4분기중 개인의 금융자산 증가율은 전년기대비 8.9%로 부채증가율인 6.9%보다는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가격이 과열되면서 부채증가율이 다시 자산증가율을 압도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은도 지난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중반까지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몰고와 부채증가율이 자산증가율을 압도했다고 밝혔다.

부채가 자산부문을 넘어서게 되면 이는 가계의 소비구조도 악화시켜 경제회복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

◇개인의 채권관련 상품 늘어=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접어들자 가계는 조달한 자금으로 채권부문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개인부문의 채권투자는 지난 1·4분기중 10조6000억원 늘었다.이는 이 기간 금융자산 증가규모인 20조9000억원의 절반을 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개인부문 금융자산 구성에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9.1%에서 지난 3월말에는 10.2%로 상승했다.

개인 부문의 채권투자는 지난 99년중 11조5000억원, 지난해 22조1000억원 등 33조6000억원의 감소를 나타냈으나 올들어 3년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반면 개인 금융자산에서 주식의 비중은 지난해 말 6.9%에서 지난 3월말 6.8%로 감소해 빌린 돈으로 주식을 투자하는 사례는 주식시장 침체와 함께 대폭 감소했음을 시사했다.

예금은 같은 기간 15조9000억원이 늘어나는 증가세를 지속했지만 증가속도는 다소 낮아졌다.지난해 예금은 72조2000억원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가 낮아지면서 개인부문이 투신사 수익증권 등 채권관련 상품 투자를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렇게 늘어난 투신사의 개인투자자금은 단기형 상품에 집중돼 저금리를 통한 회사채 매수 기반 확대까지는 이어지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월중 투신사의 채권형상품 수탁고는 4조6198억원이 늘었지만 장기형 상품의 신규 수탁은 이 가운데 1조3180억원 불과했다.그나마 이 자금의 70%는 7월 2∼4일 3일 동안 집중된 것이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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