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원자력 바로 압시다 - (14)화석연료와 이산화탄소] “산성비는 그만”…原電이 대안

노종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8.07 06:35

수정 2014.11.07 13:11


6일 오후 6시10분쯤 서울 강남구 선능역 주변.늘 차량들로 붐비는 왕복 8차선 도로에 퇴근 차량까지 몰려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선릉역에서 잠실과 역삼역 양방향으로 늘어선 수백대의 차량에서 뿜어대는 매연은 도시의 숨통을 조였다.잠시 정차된 차량 본내트 위로는 엔진소리와 함께 아지랭이가 피어나는 등 한여름의 온도를 더욱 달궜다. 특히 대형 버스나 승합차의 배기통에서 뿜어대는 검은 매연때문에 시민들은 입과 코를 손수건으로 막지않으면 견딜수가 없을 정도다.

차량에서 뿜어대는 이산화탄소(CO2)와 인근 공장에서 내뿜는 질소산화물(NOx),탄화수소(HC) 등이 대기오염물질과 광화학 반응을 일으키며 광범위한 오존층을 형성,지구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는 것이다.

이때 교통방송은 양재역 부근,올림픽대로 양방향,신촌 로터리 등 서울 시내 대부분이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는 안내방송을 내보내고 있었다.
이날 서울 대부분의 지역은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매연과 각 공장,아파트 등지에서 뿜어대는 이산화탄소,질소산화물 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았다.

◇지구온난화현상= 이산화탄소 등에서 내뿜는 온실가스는 태양의 직사(直射)광선은 통과되지만 지표로부터의 복사열(福射熱)은 되레 흡수해 우주로 열이 발산되는 것을 방해한다.온실가스가 증가하면 지표로부터 열에너지를 더욱 더 흡수,가열되므로 지구 온도가 상승하게 된다.이것이 바로 온실효과다.

이런 지구온난화 현상을 막기 위해 지난 92년6월 리우환경회의에서 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됐다. 97년에는 미국 등 38개 선진국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90년대비 평균 5.2% 감축하고, 개도국은 제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교토의정서’를 채택했다.

그러나 대체에너지 생산이 지연되고 있는 우리로서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 정부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우리 현실은 걸음마 수준이다. 오존층을 형성시키는 이산화탄소 등의 대기오염원을 줄이고 대체에너지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오존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이산화탄소는 질소산화물,탄화수소 등과 같은 대기오염 물질과 태양빛에 의해 광화학 반응을 일으키며 오존을 형성한다. 에너지 사용이 많아질수록 오존농도가 짙어지는 것이다.

지난 85년 이후 우리나라 국내 총생산(GDP)은 연평균 8.9%씩 성장한 반면,에너지소비는 연평균 10.3%,이산화탄소 배출은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산화탄소 연간 배출량은 지난 90년 6520만TC에서 2000년 1억4850만TC로 세계 9위이며,2010년 2억1700만TC(세계 6위),2030년 3억5100만TC로 증가,미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90년 1.52TC에서 95년 2.23TC,2000년 3.17TC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기오염물질중 질소산화물은 오존 생성의 전구 물질이며,주로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많이 배출된다.또 오존 형성에 촉매 역할을 하는 휘발성 유기물은 석유화학 정재공장,석유저장고,주유소 등으로부터 주로 배출된다.

여의도 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관계자는 “오존현상이 심화되면서 서울 시내 공기가 매우 안좋아져 호흡기 질환 환자들이 매년 늘고 있다”면서 “공기가 안좋을 경우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하는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오존은 산화제로 인체의 호흡기에 강력한 자극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오존에 노출되면 일차적으로 호흡기에 손상을 입게된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천식 인후염 기관지염 상기도감염 등 각종 호흡기질환 환자가 크게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특히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서는 폐암의 발병률이 높다는 것은 역학적인 연구에서도 밝혀졌다.

원자력병원 이재철과장은 “담배가 이미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밝혀졌듯이,폐암은 나쁜 불순물이 폐에 직접적으로 충격을 가해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의 주민들이 폐에 이상징후가 보일 확률은 크게 높다”고 말했다.

◇원자력발전은 환경 친화적=원자력발전은 연료를 태우는 것이 아니라 핵분열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때문에 공기중의 산소를 빼앗지도 않을 뿐 아니라 환경오염 물질도 배출하지 않는 깨끗한 에너지다.화석연료(석탄 석유 가스 등)의 사용으로 지구상에 연간 200억t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되고 있다.전세계적으로 총전력생산의 약 17%를 담당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을 모두 석탄발전으로 대체할 경우 총 배출량의 9%에 해당되는 약 18억t의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배출될 것이다.원자력발전은 현재까지 유일하게 실용화된 대체에너지원으로 소량의 연료로도 막대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자원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기술집약형 에너지다.자원이 없는 반면에 우수인력이 풍부한 우리나라에 적합한 에너지원이 바로 원자력발전이라고 정부는 강조했다.

과학기술부 조청원 원자력국장은 “원자력은 기술집약형 산업으로 이미 완성돼 있고 관련 사업에 주는 파급효과도 커서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에게는 적합한 에너지원”이라면서“그러나 원자력발전은 다른 발전방식과 달라 고도의 안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원자력발전에 사용되는 핵연료는 단위무게당 발생하는 에너지량이 다른 에너지원보다 월등히 우수하다.예를들어 100만kW급 발전소에 소요되는 연간연료의 경우 10t트럭 3대분인 26t이 소요되나, LNG의 경우 10만t급 선박 11척분인 110만t이 소요된다.
이외에 석유는 10만t급 선박 15척분인 150만t, 유연탄은 10만t급 선박 22척분인 220만t이 각각 필요하다.즉 1g의 우라늄(U)-235는 핵분열하면 석유 9드럼 또는 석탄 3t이 탈때 내는 에너지와 맞먹는 에너지를 낸다.
따라서 이동이 유리하고 비축효과가 매우 커 유사시 외국으로부터 연료공급이 중단되는 어려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상당기간 버틸 수 있는 에너지 안보상의 장점도 있다.

/ khkim@fnnews.com 김기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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