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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투데이-이동명 PAGK사장] 수입車업계의 ‘대부’


“어깨가 무겁지만 자신있습니다.”

포드의 럭셔리 브랜드인 볼보·재규어·랜드로버를 통합, 새롭게 출범한 프리미어오토모티브그룹코리아(PAGK)의 이동명 신임사장은 올해가 자신에게 최고의 한해가 될 것을 다짐하고 있다.

PAGK 설립은 지난해말부터 포드 본사가 고급자동차 브랜드인 애스톤 마틴,재규어,랜드로버,링컨,볼보에 대한 사업을 총괄하는 프리미어오토모티브그룹(PAG)을 출범시킨 데 따른 것으로 한국을 전초기지로 삼아 아시아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

PAG가 재규어, 랜드로버 및 볼보자동차의 수입·판매를 관장하는 신규법인을 설립한 것은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처음이다. 그만큼 향후 한국시장에서 수입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반증이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이동명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해 PAG측이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사장은 국내 수입차 업계의 한국인 사장 1호다. 한양대 전기공학과 출신의 이사장이 자동차와 인연을 맺은 것은 코오롱상사㈜ 독일지사에 근무 중 수입차 업무를 맡으면서.

그는 지난 97년 볼보자동차코리아 영업담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 이듬해 98년 스웨덴 출신 칼 요한 산데스조 사장에 이어 2대 대표가 됐다.

당시 외환위기의 어려움 속에서도 2년여만에 마이너 그룹에 속했던 볼보코리아를 업계 4위의 리더그룹으로 이끌어내는 데는 이사장의 치밀하고 꼼꼼한 시장분석과 고객밀착마케팅이 주효했다. 특히 그는 특유의 친화력과 불도저같은 뚝심으로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까지 훌쩍 뛰어넘을 수 있었다.

이사장은 “볼보가 가장 중시하는 기업 이념인 품질·안전·환경을 기본으로 양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 한국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며 “한국시장에서 볼보의 성공적인 안착은 기본과 원칙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성공적인 고공비행은 결국 다른 수입차 업체의 한국인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앞당기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한국사정은 한국인이 가장 잘 안다’는 속설을 그가 증명한 것이다.

◇PAGK는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한 도전=지난 6월27일 출범한 PAGK는 이사장의 능력을 시험하는 또 한번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볼보가 ‘안전함’을 트레이드마크로 삼고 있는 패밀리카의 이미지가 강하고 재규어는 개인운전자를 위한 고급 럭셔리세단, 랜드로버는 산악드라이빙에 적합한 4륜 구동형 차량의 대명사격이다.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브랜드들이 한지붕 아래 모이게 된 것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해 판매를 극대화하느냐가 승부처가 될 것이다.

이사장은 “시장 규모가 작은 지방에서 각각의 딜러가 개별적으로 판매대수가 많지 않은 브랜드의 전시장을 운영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통합 딜러 시스템을 통해 고객에게 더욱 밀착된 고객마케팅으로 통합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고급 브랜드일수록 이미지가 판매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브랜드의 개성을 살리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며 “이번 통합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정체성과 컨셉트를 확고히 정립한다면 재규어와 랜드로버의 판매가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사장은 올해 들어 볼보의 크로스컨트리와 재규어 S타입, 랜드로버의 프리랜더는 없어서 못팔 정도라고 귀띔했다.

이사장은 수입차 시장이 오는 2005년에는 국내 승용차 시장의 3%, 2010년에는 5%로 늘어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라지고 있는데다 30∼40대 고객들은 개성이 강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세대라는 점을 그는 주목하고 있다.

◇자율과 책임, 그리고 투명경영=그가 PAGK의 성공을 장담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3개의 다른 조직체계가 혼재하고 있지만 기본과 원칙이 탄탄한 특유의 기업문화가 이미 확립돼 있기 때문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시절부터 그의 손을 통해 조련된 직장문화는 이제 완숙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자율’과 ‘책임’, ‘투명경영’으로 대변되는 그의 경영철학은 조직원 개개인의 다양한 개인기를 극대화시키는 뭔가 특별한 힘이 있다.

‘출퇴근 시간은 자유롭게’ ‘토요일과 일요일 일하는 사람은 무능하다’ ‘패밀리카 브랜드 컨셉트를 먼저 가족문화에 적용, 가족과 즐겨라’ ‘재충전을 위한 휴가는 반드시 가라’ ‘불필요한 모임과 회의는 사절’ 등등은 그가 강조해온 ‘자율’의 전형이다.

반면 그는 자율에 대한 책임을 강조한다. 주어진 범위와 권한 속에서 1년에 한차례씩 철저한 자기평가가 뒤따른다. 일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에 대한 평가는 한치의 오차도 없을 만큼 철저하다.

회사의 경영은 말그대로 ‘투명경영’보다 더 투명한 ‘유리경영’을 자랑한다. 모든 정보가 공유되고 단돈 10원의 예산과 집행까지도 투명하게 공개된다.

이사장은 “한국의 기업문화는 개인의 권한이 너무 엄격하게 제한돼 있고 의사결정 과정이 너무 복잡해 비효율적이 측면이 강했다”며 “PAGK는 동서양의 문화와 정서를 융합했고 장점만을 채택해 새로운 기업문화를 창출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존경받는 CEO가 되기 위해서는=이사장에게 업무시간 중 업무와 관련없는 일을 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 스스로가 자율과 책임을 엄격하게 적용하기 때문이다. 그는 하루 9시간의 업무시간에는 오직 성실만으로 온 정력을 쏟아붓는다.

그는 날카로운 서구 조직문화 속에서도 소탈하고 친근함을 결코 잊지 않는다. 권위적이고 자기 중심적이지도 않다. 가정을 포기한 채 자신만의 성공가도를 위해 질주하지도 않는다.
그가 생각하는 성공적인 CEO상은 더불어 함께 하는 삶 속에서 행복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기업은 이익을 창출하는 게 목적이지만 그만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장애인 학교에 장학금을 지급하거나 뇌성마비 대학생이 자동차를 몰고 다닐 수 있게 차량 개조비를 지원하는 등 사회봉사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동명 사장 약력

46세
경북 경주
한양대 전자공학과
코오롱상사㈜ 자동차사업부 부장
볼보자동차코리아 영업담당 부사장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 kubsiwoo@fnnews.com 조정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