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유통업계 ‘2세경영’-화장품] “부모능가…아직은” 극과 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8.17 06:38

수정 2014.11.07 13:03


화장품업계의 2세 경영인들에 대한 평가는 상반돼 있다. 대부분의 2세 경영인이 ‘부모를 능가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나 일부는 경영능력에 대해 혹평을 받고 있어 2세 경영인에 대한 평가는 극과극이다.

일찌감치 미국 유학과 지속적인 경영수업 등으로 실력을 키워온 2세 경영인의 경우 아버지 못지 않은 경영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반면,다른 업계와 달리 가족적인 기업풍토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이런분위기에 편승,검증받지 않은 2세경영인들이 경영에 참여해 기업을 부도로 몰아넣은 경우도 있다.여기에 그치지 않고 무능한 2세 경영인을 낳는다고 입을모으고 있다.


화장품 업계는 창업주 2세의 경영참여를 당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태평양,애경산업,한국화장품,한불화장품 등 매출상위업체 대부분이 창업주의 2세를 경영전면에 배치해 놓고 있다. 세습경영을 우려하는 시민단체들의 반대에 부딪쳐 2세 경영인이 나서기를 꺼리는 다른 업종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다른 사업에 진출했다 실패한 후 아버지 회사로 복귀한 2세의 경영참여에도 별 이견이 없을 정도다.

㈜태평양의 서경배 사장(38)은 창업주 서성환 태평양그룹 명예회장(78)의 차남. 서명예회장은 지난 97년 태평양그룹을 분할,증권·생명보험·종합산업 등은 장남 서영배씨(45)에게,화학·제약 등은 서사장에게 일임했다. 그 결과 서영배 전 사장이 맡았던 회사들이 경영부진으로 그룹구조조정과정에서 대개 정리된데 비해 서사장의 ㈜태평양(구 태평양화학)은 확고한 화장품업계 1위로 승승장구,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는 평이다.

애경산업의 안용찬 사장(42)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64)의 사위다. 장회장의 장녀이며 애경산업 화장품부문 마케팅본부장인 채은정 이사(38)의 남편. 장회장은 세 아들을 제치고 당시 38세에 불과했던 사위에게 그룹의 메인기업인 애경산업을 맡길 정도로 안 사장에 대한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와튼스쿨(미 펜실베니아大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강한 추진력이 강점. 그러나 애경산업의 지분은 모두 장 회장의 자녀들이 소유하고 있어 안 사장은 전문경영인도,2세경영인도 아닌 애매한 위치가 약점이다.

한국화장품의 임충헌 회장(60)은 창업주인 임광정 한국화장품 명예회장(82)의 장남. 한국화장품에서 계속 경영수업을 쌓은 후 95년 회장에 취임했다. 한국화장품에서 30여년을 재직,회사 내부의 신임을 얻고 있지만 취임 후 외환위기사태를 맞아 매출감소와 경영악화를 피할 수 없었던 것이 딜레마. 한편 임회장의 장남 진서씨(34)는 시선래브의 대표이사로,차남 진욱(33)씨는 유니코스 마케팅 이사로 한국화장품 자회사에서 경영수업중이어서 ‘3세 경영인’까지 내다보고 있다.

한불화장품의 임병철사장(42)은 한국화장품 임명예회장의 3남이자 한국화장품 임회장의 이복동생으로 성공적으로 독립해 눈길을 끈다. 임사장은 미국에서 MBA과정을 이수하고 한국화장품 상품개발이사로 재직하던 중 89년 ㈜한불화장품을 설립해 독립했다. 한불화장품은 이미 연간 매출이 한국화장품을 추월해 ‘청출어람’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에바스화장품은 부자 2대가 함께 창립한 경우. 김한복 전 회장과 장남 김용근 사장(56)은 74년 함께 화장품수입업체를 설립,지금의 에바스를 만들어냈다. 현재 에바스의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김용근 사장의 최대 과제는 화의중인 에바스의 경영상태를 정상화시키는것.

로제화장품 김은수 회장(61)은 모기업인 한국도자기그룹 故 김종호 전 회장의 차남이며 김동수 현 회장의 맏동생이다.
김 회장은 한국도자기에서 경영수업을 받은 후 91년 로제화장품을 창립,그룹 부회장과 로제화장품 회장직을 겸직하고 있다.

한편 코리아나 유상옥(68) 회장의 장남 유학수(41)씨는 코리아나에서 전무로 재직중이다.
유 전무는 백선문화사라는 출판사를 운영했으나 실패,코리아나로 들어와 경영수업중인것으로 알려졌다.

/ sjkwon@fnnews.com 권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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